'AI 스타트업' 딥엑스 "경쟁사는 헤일로…5년 뒤 글로벌 점유율 3% 목표"
삼성전자·LG전자 등과 AI 칩 논의…車 업체엔 IP 방식 제공
(베를린=뉴스1) 강태우 기자 = 한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딥엑스(DEEPX)가 오는 2028년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3%'를 목표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를 비롯한 주요 가전·로봇 업체들에 NPU(신경망처리장치)가 포함된 AI 칩을 공급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박람회 'IFA 2023'에서 권태휘 딥엑스 부사장은 "우리의 경쟁사는 국내 기업이 아닌 이스라엘 헤일로(Hailo), 미국 시마(SiMa), 유럽의 엑세레라(Axelera)등 글로벌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들"라며 "현재 최신 AI 알고리즘 지원, AI 정확도, 제조 단가 등 중요 기술 지표에서 자사의 기술이 경쟁사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딥엑스의 경쟁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헤일로'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이스라엘 회사로, 딥엑스와 같은 엣지(Edge)향 AI 반도체 회사다. 완성차, 스마트시티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용 기기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억2390만달러의 투자금을 받았다.
권 부사장은 "앞으로는 오븐, 냉장고와 같은 가전에 AI 기능 강화를 위해 NPU 탑재가 필수"라며 "AI 칩 시장은 향후 2~3년 내에 8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 AI 칩 양산을 시작으로 5개년 중장기 플랜을 짠 결과, 자사의 2028년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3%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딥엑스는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시스템반도체인 NPU와 NPU가 적용된 시스템온칩(SoC)을 만든다. 최근 현대차그룹과 로봇 이미지센서용 AI를 개발하고 있으며, 포스코DX와는 공장 곳곳의 2만여개 CCTV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점유율 3%' 실현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올해 AI 반도체 기반 4개의 제품을 글로벌 고객사에 시제품 형태로 공급 중이다. 특히 내년 양산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고객사들이 양산 세트 제품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2026년부터 엣지 AI 반도체 시장 개화에 맞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오는 2026년 중국 시장에 판매되는 IT(정보통신)기기의 56%에 엣지 AI 엔진이 탑재될 전망이다.
◇가전박람회 찾은 딥엑스…'가전용 AI 칩' 공급 논의 딥엑스는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가운데 처음으로 IFA에 참가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열린 IFA에서 딥엑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독일, 스웨덴 등 유럽 가전업체들과 AI 칩 공급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삼성전자, LG전자, 밀레, 월풀 등 글로벌 가전 업체들은 자사 가전제품에 AI 연산을 지원하는 칩셋과 NPU 탑재 계획을 잇달아 밝히고 있다.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가전용 AI 칩 수요는 계속해서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권 부사장은 "가전에서 NPU가 어떻게 접목되는지 또 유럽 로컬 가전업체들과 어떤 방향으로 협력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기 위해 IFA를 찾았다"며 "현재 주요 가전업체들과 AI 칩의 가격 및 자사 가전에 적용될 AI 영역 등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향상된 AI 칩을 가전에 탑재할 경우 그만큼 가전가격이 올라간다. 이에 딥엑스는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비용이 어디까지인지 테스트하고 업체별로 요구하는 AI 영역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박영섭 딥엑스 전략마케팅 이사는 "가전 회사들이 모든 가전에 AI 기능을 넣으려고 하고 있다"며 "독일 지멘스나 보쉬에서 하는 AI 기능 기반 오븐을 보면 브로콜리를 인지하는 데 4초가 걸린다. 반면 자사 제품은 레이턴시(처리 대기시간)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IFA에 참가한 프랑스 로봇 스타트업 '인챈티드 툴스'에도 칩을 공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IAA까지 영토 확장…"車 업체에 IP로 NPU 기술 적용"
오토모티브·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부품)시장도 공략한다. 딥엑스는 IFA에서 이달 5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모터쇼 'IAA 2023'로 이동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논의를 이어간다.
권 부사장은 "지난해 BMW, 벤츠와 함께 저희 제품의 PoC(기술검증)를 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IAA에서는 벤츠, BMW와 비즈니스에 대한 구체적 협업을 위해 미팅을 셋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이사는 "딥엑스는 오토모티브용 칩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ISO26262(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 표준)뿐 아니라 다양한 자격이 필요하고, 칩을 납품한다고 해도 2~3년 기다려야 한다. 또 5~6년간 매출을 내지 않고 참아야 하는데 스타트업에겐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딥엑스는 오토모티브 분야에선 NPU 기술을 IP(설계자산) 라이센스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박 이사는 "이번 IAA에서 IP 라이센싱을 확실하게 한다는 점을 알릴 것"이라며 "자사는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원하는 고품질의 컴퓨터 비전 처리 NPU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 등과 업체들과 함께 협력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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