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국내 첫 '자살예방 핫라인'..."1년간 269명 구했다"
[앵커]
오늘(9월 10일)은 전 세계에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세계 자살 예방의 날'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데요,
시장실에 '자살예방 핫라인'을 만드는 등 자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자체가 있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자살예방 화성시장 핫라인입니다.]
지난 3월 화성시 자살예방 핫라인에 자영업을 하는 40대 남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 더는 버티기 힘들다는 내용입니다.
죽음, 도망, 불안이라는 단어들을 쏟아냅니다.
[40대 자영업자 / '자살예방 핫라인' 상담자 : 지금 굉장히 불안한 상태라 톡 치면 톡 터지는 거라 그래서 굉장히 긴장하면서 얘기하는 거거든요.]
평소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시달리던 40대 주부 김 모 씨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증상이 더 악화한 경우입니다.
남편의 사업실패까지 겹치며 몇 번이나 험한 생각을 했지만, 상담 이후 스스로 병원 치료를 다닐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습니다.
[40대 주부 / '자살예방 핫라인' 상담자 : 제가 식사를 잘 못하니까 이제 반찬 서비스 집으로 이제 밥을 어찌 됐든 한 끼라도 뜰 수 있게 반찬 서비스 같은 거를 보내주셨고.]
올해 말 인구 백만 명을 바라보는 화성시는 높은 자살률 때문에 고민이 컸습니다.
자살 사망자는 2017년 131명에서 2019년 188명, 2021년 202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로 경기도 내 인구 70만 명 이상 도시 7곳 가운데 자살률 2위를 기록했습니다.
급속한 인구 유입으로 자살률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지 않자 화성시는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자살예방 핫라인'을 도입했습니다.
자살 위험군에 대해 단순히 상담에 머물지 않고 시와 경찰, 소방, 병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맞춤형 상담이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화성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을 식별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생명지킴이' 교육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269명의 극단적 선택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담자 유형 가운데 극단적 선택 충동을 호소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실제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과 가족의 자살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유가족도 있었습니다.
[정명근 / 화성시장 :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라도 들어주면 힘들었던 마음이 바뀔 수 있고, 새희망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화성시는 상담 관리 사례를 수시로 시장실에 보고하고, 특별 관리 대상의 경우 시장 주재로 지역 돌봄회의를 여는 등 자살 예방을 시정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습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우울감 또는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화성시장 핫라인(☎031-5189-1393), 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상담전화(☎1393)로 전화하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YTN 최명신 (mscho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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