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3배'에도 불티나게 팔린다…선수들 돈 냄새 맡은 '이 기름'

한재준 기자 전민 기자 이밝음 기자 2023. 9. 1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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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지속가능항공유' SAF 생산량 지난해 24만톤으로 3년 전의 5배
정유업계, 항공사 손잡고 실증사업 박차…정치권도 관련 입법 '연내 처리' 목표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대한항공·GS칼텍스 바이오항공유 실증 운항기념식에서 실증 운항을 위해 대한항공 보잉 777F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가 급유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2023.9.5/뉴스1

(서울=뉴스1) 한재준 전민 이밝음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정유업계도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로선 국내 규제로 인해 SAF 생산설비 구축이 어렵지만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항공사와 실증 사업을 진행하는 등 선제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도 SAF 관련 규제 개선을 위한 입법 논의에 속도를 올리고 있어 국내 SAF 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SAF 생산량 3년새 5배↑…정유업계 시험 생산 돌입

SAF는 석유 등 기존 화석 자원이 아닌 동물성·식물성 기름이나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연료로 제조한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배출량이 80% 적은 것으로 알려져 항공산업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5년부터 역내 항공기에 주입하는 연료에 SAF 혼합 사용(2%)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50년에는 혼합 사용 비율이 63%까지 오른다.

10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AF 생산량(추정치)은 24만톤으로 전년(8만톤) 대비 200% 증가했다.

SAF 시장이 개화한 2020년(생산량 5만톤)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약 5배로 성장한 셈이다.

IA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SAF 톤당 가격(추정치)은 약 2600달러로 기존 항공유보다 3배 정도 비싸다.

비싼 가격 탓에 지난해 SAF 생산량은 기존 항공유 생산량(2억5400만톤)의 약 0.1%에 불과했지만 IATA는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되며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ATA는 오는 2028년 SAF 생산량이 5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SAF 수요가 2040년 연 6000만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정유업계와 항공업계는 SAF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GS칼텍스와 대한항공(003490)은 SAF 실증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오는 11월까지 인천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대한항공 화물기에 SAF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한다. 해당 연료는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 네스테(NESTE)로부터 공급받아 급유한다.

GS칼텍스는 자회사인 GS바이오의 여수 바이오디젤 공장에 SAF 설비 투자도 검토 중이다. 기존 정유시설을 활용한 수소화식물성오일(HVO, Hydrotreated Vegetable Oil)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하반기 대산공장에서 SAF 시험 생산에 돌입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시험 생산을 거쳐 오는 2025년 상반기까지 SAF 생산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에쓰오일(010950)은 정부의 바이오연료 실증연구에 참여, 울산 공장 원유 정제시설을 활용한 SAF 시험 생산을 진행 중이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국내선 여객기들이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2022.7.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업계 "규제가 걸림돌"…정치권 법 개정 속도

국내 업계가 SAF 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은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석탄액화연료유 등만 석유대체연료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SAF는 석유대체연료에 포함되지 않아 국내 사업 환경 조성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로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모두 설비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 또한 올해 울산콤플렉스(CLX) 내에 SAF 생산설비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보류했다.

정치권에선 규제 혁파를 위해 여야 모두 법 개정안을 발의 논의를 시작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석유사업법 개정안은 석유대체연료에 바이오 연료를 포함하고 대체연료 보급 및 원료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여야 모두 개정안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연내 처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는 오는 20일 열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 석유사업법 개정안을 상정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야는 소위에 법안이 상정되면 병합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모두 법안을 발의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빨리 논의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큰 이견이 없어 심사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자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도 "연내 본회의 통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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