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 어려운 배터리 인력…인재확보·복지확대 나선 배터리 3사
어린이집 짓고 육아휴직 늘리고…조직문화·근무환경 개선도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배터리 인재 찾기'에 뛰어든 것은 물론, 업체마다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늘리고 있다.
몸집 불리는 배터리 3사…대규모 채용에도 인력난 여전
10일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배터리 3사의 직원 수는 2만7천여명으로 집계됐다. 배터리 3사는 1년 새 직원을 3천500명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직원 수는 1만1천793명으로 1년 전보다 1천688명(16.7%)이 늘었다.
2020년 12월 분사 당시 7천500여명이던 직원 수는 약 2년 반 만에 50% 이상 늘어난 셈이다.
다른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
삼성SDI의 직원 수는 1만2천161명으로 1년 전보다 659명(5.7%)이 늘었다.
또 SK온의 직원 수는 1년 새 1천170명(54.7%)이 증가한 3천310명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인력 규모를 늘이고 있지만, 배터리 업체들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인력 수급이 배터리 시장의 성장 속도를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간 내 숙련된 인력을 배출하기 힘든 산업 특성상 배터리 연구개발(R&D)과 공정 분야 등에선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터리 3사는 대학과 손잡고 인재 양성에 뛰어들고 있다. 대학이나 연구소와 산학협력을 하거나 계약학과를 만드는 식이다.
또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이 직접 발로 뛰며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 행사인 'BTC'(Battery Tech Conference)를 열었다.
삼성SDI는 지난달 서울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2023 테크 & 커리어 포럼'을 연 데 이어 9월 독일 뮌헨,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에 참여한 뒤 포럼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현지 면접을 진행했다.
또 포럼과 별개로 스탠퍼드대와 버클리대를 방문해 석·박사급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도 열었다.
어린이집 신설·학비 지원 등 복지혜택 늘리고 넓히고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배터리 3사는 복지 혜택도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6월 충북 청주의 '마더 팩토리'인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사내 어린이집을 열었다.
규모만도 약 2천㎡로, 청주에서 가장 큰 민간 직장 어린이집이다.
어린이집 신설은 한 직원이 CEO와의 직통 소통 채널인 '엔톡'(Entalk)에 올린 글이 계기가 됐다.
사내 어린이집 확대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오자 CEO인 권영수 부회장이 "최고 수준의 어린이집을 만들겠다"고 직접 답글을 달았다.
지난해 초에는 '육아 부담을 덜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라는 글이 게시되자 권 부회장은 육아휴직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임신 휴직과 난임 휴직, 입양 휴가제 등도 도입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노동부가 주관하는 '2023년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됐다.
근무 환경 개선 움직임은 인재 확보 노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복리후생이나 조직 문화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인재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SDI도 임직원의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검진 지원, 본인 및 배우자의 의료비 지원, 학비 지원, 사내 어린이집 운영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학술 연수 제도, 경영학 석사(MBA) 지원, 지역 전문가 양성, 사내 어학과정 개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해외 진출이 늘면서 SK온은 해외 법인의 복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SK온 미주 법인은 구성원과 가족 대상 민영 의료보험료를 회사에서 90% 지원해준다. 미국 회사들은 보통 75% 수준에서 이를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원 연봉의 일정 수준을 기업이 추가로 저축해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런 추가 저축(Matching Contributions)을 통해 사측이 부담하는 비율은 1∼6%로 다양한데, SK온 미주법인은 6%를 보장한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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