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비켜"…현대차, 아세안 시장 정조준 "전동화로 승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전략을 앞세워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의 미래 전기차 거점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전동화 생태계를 구축해 아세안 전동화 톱티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 1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춘 지 1년 만의 성과다.
현대차는 일본 자동차 업체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현지 자동차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인도네시아 내 자동차 판매 순위를 2021년 13위에서 지난해 8위로,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6위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 판매대수는 2021년 3005대에서 현지 생산이 시작된 지난해 3만1965대로 10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는 1~7월 누적 판매대수가 2만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3.4%로 도요타(1위, 32.5%), 다이하쓰(2위, 19.6%), 혼다(3위, 14.5%), 스즈키(4위, 8.0%), 미쓰비시(5위, 7.6%) 등 주요 일본 업체들과는 아직 격차가 있다. 그러나 일본차가 50년 이상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해 견고하게 다져온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아세안 지역 공략도 적극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7월 3만114대의 인도네시아산 자동차를 아세안, 아중동 등 인근 해외 시장에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물량을 70.0% 늘렸다.
이는 올해 7월까지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판매한 2만65대보다 50% 이상 큰 규모로, 인도네시아 공장은 향후 현대차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아세안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을 주문하고 나섰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연계해 한국 기업인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정 회장은 지난 7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HLI그린파워)을 방문해 현지 전동화 전략을 논의했다. 정 회장의 현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에 위치한 HLI그린파워는 올 6월 완공됐고, 시험생산을 거쳐 오는 2024년부터 배터리셀을 양산하게 된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와 향후 출시될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탑재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 아세안권역본부 임직원들과 전기차 생산 및 판매계획과 현지 전동화 생태계 구축 전략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 및 채굴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지역 전동화 톱티어(최상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원자재 조달 - 배터리 및 완성차 생산 - 충전 시스템 확대 - 배터리 재활용'을 포괄하는 현지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인도네시아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아세안 국가들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특히 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발효되면서 양국의 자동차 분야 경제 협력이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되면서, 완성차 생산을 위한 철강 제품과 주요 자동차 부품 등을 무관세 또는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들보다 낮은 세율로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기반으로 6억7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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