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찬스가 오길…” KIA 28세 특급유격수는 승부사, 누상에서 아웃·수비 불운·타격 펄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내 타석에서 찬스가 오길 기다렸다.”
'타이거즈 특급' 유격수 박찬호(28)는 확실히 타격에 자신감도 붙었고 경험과 기술도 쌓였다. 벽이 무너지지 않으면서 다양한 코스, 구종에 대응하는 능력이 향상됐다. 생애 첫 3할과 전경기 출전, 나아가 유격수 골든글러브까지 도전한다. 9일까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3.45로 리그 14위, 유격수 1위다.
박찬호는 9일 LG와의 더블헤더 하이라이트에 자주 등장했다. 누상에선 주루사, 도루자, 수비에선 불운(본인은 실수라고 함), 공격에선 펄펄 날았다. 더블헤더를 마치니 결국 타율 0.302다. 3할이 잠시 무너졌으나 회복했다.
어쨌든 3할 유격수라는 타이틀을 2~3번 달아야 최고 유격수가 될 수 있다. 현재 KBO리그 최고 유격수 오지환(LG)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지니, 박찬호는 애버리지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리고 특유의 에너지 레벨과 테크닉을 결합하면 된다.
더블헤더 1차전의 경우 1회 2루타를 치고 2사 후 견제사를 당했다. 3회에는 특유의 빠른 발로 3루 방면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8회에 고우석을 상대로 2B1S서 커터와 포심을 잇따라 파울 커트한 뒤 커브를 받아쳐 1타점 결승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5-2로 앞선 7회말 1사 1,2루 수비가 박찬호로선 가장 아찔했다. 홍창기가 우전안타를 날렸고, 2루 주자 문성주는 일찌감치 득점했고, KIA 우익수 나성범이 3루로 공을 뿌렸다. 그러나 박해민은 세이프. 이때 타자주자 홍창기가 나성범의 송구를 바라보며 2루를 노렸고, KIA 3루수 박찬호의 2루 송구에도 세이프 됐다.
KIA에선 2루를 커버한 건 유격수 박찬호. 김도영의 송구를 받아 태그를 시도했으나 홍창기의 움직임이 좀 더 좋았다. 박찬호가 태그를 할 때 순간적으로 홈에서 등지고 있었는데, 세이브 판정 이후 순간적으로 살짝 쉬었다. 그런데 이걸 본 3루 주자 박해민이 냅다 홈으로 날려 득점했다. 결국 LG는 단타 한 방에 1~2루 주자가 모두 홈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 여파로 KIA는 역전을 당했다.
박찬호는 “수비에서 한차례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그로 인해 역전이 된 상황이라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사실 박찬호가 아쉬웠다기보다 박해민의 센스가 천부적이었다. 어쨌든 박찬호는 수비와 주루의 아쉬움을 결승타로 만회했다.
그런데 박찬호는 더블헤더 2차전서 또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1회부터 번트안타를 만들어냈으나 2루 도루에 실패했다. 2회초 1사 1,2루서는 투수 이의리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박찬호가 송구를 못 받았지만, 이의리의 송구 방향 자체가 박찬호가 잡기 어려웠다.
이후 박찬호는 4회에 볼넷을 만들어내면서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직접 결승타를 날린 건 아니었지만, 수비와 주루에서의 아쉬움을 타격에서 만회한 패턴은 비슷했다. 4타수 1안타 1볼넷. 어쨌든 박찬호의 공수주 에너지 레벨은 LG를 괴롭히기에 충분했다.
박찬호는 더블헤더 1차전 직후 “팀이 연승을 달리다 연패가 길어지려고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빨리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결승 타점은 내가 올렸지만, 선수들이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다들 제 역할을 잘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한, 박찬호는 “내 타석에서 찬스가 오기를 기다렸고 마침 찬스가 와서 타석에서 더 집중했다. 상대 투수가 구위가 좋기 때문에 최대한 존을 낮게 보고 공략했다. 쉽지 않은 승부였는데 다행히 커브가 몰려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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