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대기록' 손아섭 "노시환과 신발내기, 이번엔 이겨야"[창원 인터뷰]

이재호 기자 2023. 9.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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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KBO리그 최초의 8년 연속 150안타를 기록한 손아섭(35‧NC 다이노스)이 띠동갑인 한화 이글스의 4번타자 노시환과의 신발내기 약속에 승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NC는 9일 오후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에서 1차전은 2-5 패배, 2차전은 6-5로 승리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1번 지명타자로 나온 손아섭은 두 번째 타석인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롯데 우완 선발 박세웅의 시속 144km의 패스트볼을 좌전 안타로 때려내며 8년 연속 150안타라는 대기록을 써냈다.

이로써 손아섭은 2016시즌 롯데 시절 186안타를 때린 것을 시작으로 2023시즌까지 8시즌 연속 150안타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8시즌 연속 150안타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더블헤더 2차전까지 모두 종료된 이후 손아섭을 만났다. 대기록에 대해 "오늘 마침 두 경기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오늘 안에 하나 남은 150안타를 달성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니 편했다. 만약 오늘 한 경기였다면 오히려 부담감을 가졌을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손아섭과 한화의 노시환은 '아홉수'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2일 30홈런 고지를 밟은 노시환이 29홈런 이후 7경기동안 30홈런을 때려내지 못한 것에 대해 "손아섭 선배가 29홈런날 문자를 보내 '너는 이제 아홉수에 걸릴거다'라고 말했는데 손아섭 선배 때문에 30홈런까지 길어진 것 같다"고 농담으로 말한 것.

8일 경기에서 149안타까지 때려낸 손아섭에게 노시환의 '복수'가 없었는지 묻자 "노시환이 그럴 짬밥이 안된다"며 웃으며 "아홉수 얘기를 하며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안왔더라. 이번에 축하 연락도 안오면 번호를 지워야겠다"고 농담했다.

한화의 노시환. ⓒ연합뉴스

소속팀도 다르고 띠동갑의 나이차가 있음에도 어떻게 친분이 됐는지 묻자 손아섭은 "제가 같은팀 최준용과 친한데 최준용이 노시환과 친하다(노시환과 최준용은 수영초-경남고 1년 선후배). 부산 후배이기도 하고 해서 밖에서 자주 보다 친해졌다"며 "노시환이 '전 아홉수도 없고 징크스도 없다'고 말하길래 장난으로 제가 그런 문자를 보냈었다. 옆에서 얘기하면 의식할 수밖에 없는거 아니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내 손아섭은 노시환의 30홈런 달성에 대해 "사실 30홈런은 정말 대단한거다. 지금의 공인구 반발력을 비추어볼 때 현재 30홈런은 한창 홈런이 많던 예전의 50홈런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본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고 어린 나이까지 생각하면 노시환은 정말 대단한 후배"라며 칭찬했다.

"노시환과 저는 서로 가는길이 다르지 않나. 저는 외야 컨택형이고 노시환은 내야 거포형이다"라며 "사실 작년에 노시환과 제가 내기를 했다. 시즌 종료 후 누가 타율이 높을지였는데 노시환이 감히 저에게 타율을 도전하길래 받아들였는데 제가 졌다(2022시즌 노시환 타율 0.281, 손아섭 타율 0.277). 그래서 내기 대가로 신발을 사줬었다. 올해도 타율 신발내기를 제안하길래 작년에 졌던 것도 있고 해서 받아들였다.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9일까지 손아섭의 타율 0.338로 전체 2위, 노시환은 0.302. 손아섭의 승리확률이 더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손아섭은 8년 연속 150안타라는 대기록에 대해 힘들었던 두 시즌을 언급했다. 2015년 141안타로 연속안타가 끊겼던 시즌과 지난 2022시즌.

손아섭은 "2015년도는 손목 부상으로 1군에 온 이래 가장 오래 경기에 빠져있던 때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걸 뼈저리게 느낀 시즌이다. 그리고 작년 시즌은 제 한계를 느꼈다. 작년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걸 느낀 시즌"이라며 "두 시즌 모두 야구의 소중함과 초심을 느끼게 한 시간들이었다. 지나고 보면 정말 도움이 되는 두 시즌이었다"라고 했다.

특히 지난시즌 부진에 대해 "체력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벽에 부딪쳤다는 느낌을 받은 시즌이었다.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변화를 추구했다"며 "수비 비중을 낮춘 것과 경기전 루틴을 싹 바꾼 것이 주효했다. 덕분에 체력적으로 많이 비축할 수 있었다"고 했다.

8년 연속 150안타 기념 꽃다발을 받은 NC 손아섭. ⓒ연합뉴스

"기술적으로는 반신반의하고 있는게 있다. 그래서 올시즌이 끝나면 팀도 미국 전지훈련이니 미리 미국에 가서 준비할 예정이다. 지난 겨울은 50%정도로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80%까지 준비하고 싶다"고 말한 손아섭은 같이 미국에 개인 훈련을 위해 데려가고 싶은 선수가 있는지 묻자 "김주원이다. 냉정하게 김주원이 작년과 올해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제가 정말 아끼는 선수고 이 선수가 성장해야 NC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김주원과 같이가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주원에게 조언하는 것이 있는지 묻자 "경기전 준비 루틴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올시즌 제가 그 부분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유격수로써 워낙 체력 소모가 심한 김주원의 체력을 아끼는 루틴이 부족한게 보여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율 2위(0.338)로써 타율왕 욕심에 대해 묻자 "지금은 하루 못치면 3~4위가 되고 하루 잘치면 1위가 되는 상황이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한달은 남지 않았나. 그래서 지금은 타율이 중요치 않다"며 "의식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팀 순위만 신경쓰고 있다. 만약 팀이 조기에 가을야구와 순위를 어느정도 확정하면 타율왕 타이틀에 욕심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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