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아파트 7층 베란다 매달린 일가족 추락…2명 사망·1명 중상

부산서 아파트 7층 화재 나자 베란다 대피 추정
거센 불길 못 견뎌 일가족 3명 1층으로 추락
소방당국, “진입로 좁아 소방차 진입 늦어”

9일 오후 4시 18분 불이 난 부산시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발생한 이 화재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독자 제공=연합뉴스]

부산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1층으로 추락,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화재 당시 집안에 있던 일가족 3명이 화염을 피해 베란다로 대피했다가 불길을 못 견뎌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소방당국이 미처 손쓸 새도 없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9일 오후 4시 18분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7층 A(40대)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나자 A씨와 아들(3세), A씨의 장모(50대)가 불길과 연기로 베란다로 대피했다가 불길이 거세지자 창문틀에 매달렸다. 결국 이들 일가족은 1층 바닥으로 추락했다.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A씨가 숨진 상태였고, A씨 장모는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 아들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불이 난 아파트의 한 주민은 "비명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아빠와 아들로 보이는 이들이 창틀에 매달려 있었다"며 "1∼2분 정도 버티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좁은 진입로에다 주말을 맞아 많은 차가 주차돼 있어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 접근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주민 30여명이 긴급 대패했고, 119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나서 3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경찰은 A씨 가족이 추락한 경위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