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토트넘 우승' 힘들다는 것 알고 있었다..."뮌헨에서의 압박감은 토트넘에서와 전혀 달라!"
[포포투=한유철]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과 토트넘 훗스퍼에서의 차이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토트넘 훗스퍼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우승 청부사'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호기롭게 무관 탈출을 목표로 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이 확정되며 무관 기간을 늘어났고 리버풀, 브라이튼, 아스톤 빌라에 밀려 리그 8위에 자리하며 유럽 대항전 진출 자체가 좌절됐다.
직전 시즌의 실패를 딛고자 새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에 착실히 준비를 마쳤다. 콘테 감독이 떠난 자리는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채웠고 '임대생' 데얀 쿨루셉스키와 페드로 포로를 완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또한 제임스 메디슨, 굴리엘모 비카리오, 마노르 솔로몬, 미키 반 더 벤, 브레넌 존슨까지 영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에이스' 케인의 미래.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케인은 이번 여름 내내 이적설에 연관됐다.
'명실상부' 토트넘의 실질적인 에이스다. 10년 가까이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 시즌 모든 공격수들이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홀로 고군분투했다. 2010년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만큼 화려한 개인 커리어를 자랑한다. 득점왕도 여러 차례 올랐고 지미 그리브스를 넘고 토트넘 역대 득점 1위, 프리미어리그(PL) 역대 득점 2위라는 지표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준다.
화려한 개인 커리어와 달리 우승 경력은 없다.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단 하나의 메이저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물론 기회는 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위까지 경험했지만 그 위로 올라서진 못했다.
처음엔 괜찮았다. 케인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우승컵이 따라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가 들어 올린 트로피는 이벤트성 매치인 아우디 컵이 유일했다. 이는 그에게 '큰' 놀림거리로 다가왔다.
이것이 문제였다. 조급함을 느낀 케인은 결국 이적을 추진했다.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으로 가기를 원했다. 2021년엔 스트라이커 보강을 노린 맨체스터 시티와 접촉했고 협상은 진전을 보였다. 하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의 완강한 태도가 이적을 방해했다. 그는 케인의 이적료로 막대한 금액을 요구했고 맨시티는 난색을 표했다. 결국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빅클럽의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등이 그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맨유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내보낸 맨유는 지금까지 마땅한 대체자를 찾지 못했고 케인을 적임자로 낙점했다. 하지만 레비 회장이 문제였다. 그는 같은 리그 내 라이벌에 팀의 에이스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맨유는 그런 토트넘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케인을 향한 관심을 철회했다.
이후 레알이 후보로 떠올랐다. 레알 역시 카림 벤제마가 떠난 탓에 그의 빈자리를 메울 필요가 있었다. 레알은 막대한 자금을 통해 케인 영입을 추진했지만 레비 회장이 요구하는 금액은 그들의 생각 범위를 넘어섰다. 그렇게 레알도 경쟁에서 발을 뺐다.
맨유와 레알이 떠난 후 이적설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뮌헨이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다시금 그의 미래가 주목을 받았다. 물론 맨유와 레알이 그랬듯, 뮌헨 역시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칼 하인츠 루메니게 전 의장까지 직접적으로 거래에 관여했다. 뮌헨의 주요 목표는 케인 영입이다!"라고 알렸다.
맨유, 레알과 달리 뮌헨은 끈질겼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케인을 설득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직접 케인과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독일 매체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에 따르면, 투헬 감독이 런던에 있는 케인의 집에서 만남을 가져 이적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토트넘은 케인을 붙잡고자 했다. 투헬 감독과 케인의 회담에 분노한 다니엘 레비 회장은 재계약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케인은 토트넘에 남을 생각이 없었다. 뮌헨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관심을 인정하기도 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우리가 케인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울리 회네스가 말한 모든 것이 맞다"라고 밝혔다. 뮌헨의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은 케인이 이적을 원한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고 가족과의 대화가 잘 진행됐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뮌헨이 이겼다. 토트넘은 뮌헨의 끈질긴 제안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토트넘은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케인은 이적 절차를 밟았다. 독일에 도착해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빠르게 오피셜을 띄웠다. 그렇게 '토트넘의 에이스' 케인은 뮌헨 선수가 됐다.
뮌헨에 온 케인은 빠르게 적응을 하고 있다.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 경기에선 후반전 교체로 출전했지만, 무득점에 그치며 첫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그러나 베르더 브레멘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와 1골 1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라운드에서도 선발로 출전, 멀티골을 기록했다.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선 무득점에 그쳤지만, 조금씩 뮌헨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후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케인은 우크라이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여기서 토트넘과 뮌헨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압박이다. 몇 게임을 승리 없이 보내긴 했지만 우리는 항상 승리를 원했다. 물론 그것이 재앙은 아니었다. 뮌헨에서의 느낌은 다르다. 매 경기 이겨야 한다. 세계 최고 클럽의 일원이 되는 느낌이다. 나는 그러한 다른 감정을 즐기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UCL에서도 우리는 항상 승리가 예상된다. 그것은 내가 과거에 느꼈던 것과는 다른 감정이다! 나는 압박감이 나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많은 압박감이 있다.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기분을 즐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승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나는 웸블리에서 열리는 UCL 결승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내년 여름엔 독일에서 유로가 열리는 것도 안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렵다는 것을 안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정말 놀라울 것이다. 경쟁자로서, 선수들이 UCL에서 뛰고 나는 그저 집에서 이 광경을 지켜본 적이 있다. 그 일원이 되지 못한 것이 상처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질투심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동기부여를 자극하고 트로피를 따도록 압박을 가한다"라고 밝혔다.
우승을 향한 케인의 야망은 이번 시즌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뮌헨은 이미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DFB 포칼에서도 뮌헨의 우승이 점쳐지고 있으며 UCL에서도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여겨진다. 뮌헨은 UCL 조별리그에서 갈라타사라이, 코펜하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한 조가 돼 경쟁을 펼친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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