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알·상·하 버그 악용 유저 제재한다"
넥슨 '마비노기' 개발을 총괄하는 민경훈 디렉터가 하드 모드 알비 상급 던전(이하 알·상·하) 보상 상자 열쇠 관련 버그를 사과하고 향후 개선안을 공유했다.
특정 조건으로 알·상·하를 공략하면 보상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받는 현상이다. 버그 악용으로 재화를 수급해 시장 경제를 악화시킨 유저 대상 제재도 이뤄지고 있다.
민 디렉터는 "9월 7일 패치 후 발생한 던전 보상 상자 열쇠가 간헐적으로 지급되지 않던 문제를 임시 점검으로 수정했다. 수정 진행 중 보상 상자에서 나올 아이템을 결정하는 코드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점검을 진행했지만 명확한 원인이 내부 판단과 달랐다"며 설명을 시작했다.
민 디렉터 설명에 따르면 지난 4월 20일 마비노기 개발팀은 19년 동안 누적된 정보를 정리했다. 아이템 정보 탐색 도구를 제공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기존 기획 데이터를 유지한 채 내부 구조 및 던전 보상 구조를 일부 개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작업 과정에서 던전 내 클리어 시 보상 상자가 두 개 이상 생성되면 열쇠로 보상 상자를 개방할 때마다 유효 보상이 중복으로 체크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유효 보상이 기획된 것보다 높은 빈도로 등장한 것이다.
민 디렉터는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고 면밀하게 파악한 후 안내하는 것이 옳았다. 잘못된 안내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마비노기가 이슈 해결을 위한 과정은 아래와 같다.
■ 이슈 대응 과정
9월 8일 오후 8시 40분 이슈 인지, 현상 확인 및 원인 추적 시작
9월 9일 오전 3시 1차 원인 확인 후 던전 전체 보상 코드 추가 확인 진행
9월 9일 오전 7시 수정 및 빌드 완료. 테스트 시작
9월 9일 오전 9시 30분 테스트 및 보완 작업 개시, 정식 서버 적용 가능 시간 예측 및 점검 시간 안내
9월 9일 오후 1시 30분 원천적 원인 발견, 추가 연장 점검 진행
그는 "점검 중간에 최초 확인한 원인에도 오류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해 재차 수정 과정을 거치느라 임시 점검 완료 예상 시간 예측 또한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문제 발견이 늦었던 이유도 설명했다. 마비노기 개발팀은 모든 던전 기록과 아이템 드랍 상황을 내부 이상 탐지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정 던전 반복 수행 횟수나 특정 아이템 드랍 횟수가 급증하는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 해당 시스템이 즉시 탐지해 체크하는 방식이다.
이번 이슈는 게임에 접속한 규모와 던전 플레이 횟수 그리고 드랍 아이템이 서로 정상 범주 내에서 비슷한 비율로 상승해 시스템이 감지하지 못했다. 즉 유저 유입이 많아진 후 알·상·하 플레이 횟수가 늘어나면서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민 디렉터가 공개한 알·상·하 플레이 횟수 추이 데이터를 보면 여름 업데이트로 신규 및 복귀 유입이 급격하게 증가한 8월 101만 950회를 제외하고 31만에서 56만 사이 범주인 거로 확인할 수 있다.
민 디렉터는 "물론 이상 탐지 시스템과는 별개로 개발팀에서도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했어야 했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통감했고 이상 탐지 시스템과 관련 확인 프로세스 또한 재점검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악용 유저 제재 관련해선 시장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플레이 행위를 계속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개발팀은 비정상적인 반복 및 다중 플레이 악용 사례 관련 유저 42명을 1차적으로 제재했다. 상세 제재 명단은 9월 15일 공지로 안내할 예정이다. 추가 보상과 재발 방지 조치 관련 설명은 아래와 같다.
■ 추가 보상 조치
차주 9월 14일 점검 이후 1주일 동안 에린 세계에 접속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콤비네이션 멤버십(30일) 아이템을 지급한다.
지난 4월 20일 해당 이슈가 발생한 시점부터 하드 모드 울라 상급 던전을 혼자 공략한 유저들에게는 별도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규모 확인 및 대상자 선별을 진행 중으로 추후 별도 공지로 안내할 계획이다.
■ 재발 방지 조치
패치 프로세스와 코드 변경점 관리 방식을 개선해 비슷한 문제를 미리 방지할 예정이다. 이상 탐지 시스템 체크 범주를 확장하고 이외 조건과 추가 로그들을 세밀하게 확충해 보다 다양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보완할 것이다
끝으로 민 디렉터는 "다시 한 번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지를 마쳤다.
공지를 확인한 유저들은 "너무 큰 버그가 터졌다", "이걸로 돈 엄청 벌어들인 유저도 있던데", "사건 규모 대비 보상이 너무 적다", "버그 악용자들 철저하게 제재해라", "이전 디렉터들이 시스템을 생각 없이 만든 탓에 정리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네" 등 늦장 대응, 보상 불만과 서비스 지속성에 걱정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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