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기업금융 명가 재건' 선언한 우리은행…업계 반응 엇갈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폴란드·싱가포르 오가며 '한화오션' 홍보대사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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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최문정 기자]
◆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복귀 선언…"2027년까지 기업대출 점유율 1위 달성"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 들어볼까요?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선언했다면서요.
-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7년까지 기업대출 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기업금융 명가'란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군요.
-그렇습니다. 우리은행은 올해 5월 기준 4대 은행 가운데서도 기업금융 원화대출 잔액이 가장 적었는데요. 이에 최근 기업금융 부문에서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렇군요. 어떤 전략을 내세웠나요?
-우리은행은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전반에서 미래가 유망한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대기업 부문에서는 2027년까지 주채권은행을 맡은 11개 계열기업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해 대기업 여신을 15조 원가량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견 기업에선 2028년까지 300개 기업에 총 4조 원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부문에선 방산·이차전지·반도체 등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해마다 4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재건' 선언을 두고 은행업계의 반응은 엇갈렸다죠?
-네, 우리은행이 옛 명성을 되찾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으리라는 긍정의 시각이 나오는데요. 과거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과거 '기업금융'에서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면서 "좋은 전략을 갖고 나아간다면 과거의 명성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우선 우리은행의 자본 여력이 다른 은행에 비해 낮아 '목표치'가 현실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6.26%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았습니다. 통상 대출이 늘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자본 비율이 하락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 우리은행의 지주사인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 등 비은행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있어 자본 여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우리은행이 내놓은 전략을 두고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세밀한 목표치를 제시하며 기업금융 부문 강화를 천명했지만, 새로운 것이 없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여러 지적이 제시됐는데, 우리은행은 어떤 반응인가요?
-우리은행은 지적이 나오는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잘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자본 비율 때문에 고객에게 상환을 부탁하는 전략까지 실행할 정도로 과거 몇 년간 대출을 늘리지 못했다"면서도 "은행 자산이 매년 6% 성장하면 자본 비율 데미지(충격) 없이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여러 방향으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봤고, 수립한 목표 달성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군요. 경쟁 은행들의 공격적 자산 증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과연 얼마나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유럽·아시아 오간 김동관 부회장, 한화 알리기 위한 광폭 행보
-마지막으로 이번 주 경제계에서 가장 바쁜 행보를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일정을 정리해 볼까요? 김 부회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에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MSPO)'에, 지난 7일(현지시각)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 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 '가스텍 2023'에 참석했습니다.
-네. 그야말로 유럽과 아시아를 종횡무진 오간 일정인데요. 한화그룹은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며 조선업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정돼 경영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통해 육해공을 넘나드는 통합 방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꿈을 꾸고 있는 만큼 김 부회장이 직접 주요 행사를 챙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부회장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만남도 눈길을 끌었죠? 김 부회장이 소개한 잠수함은 무엇인가요?
-김 부회장은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한화오션의 3000t급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II'를 직접 소개했습니다. 이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해 기존 납축전지 때보다 잠항 시간을 3배 늘린 하이브리드 디젤 잠수함입니다. 잠수함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공동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와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가 탑재됐는데요. 그야말로 한화의 핵심 기술이 총출동한 제품입니다. 장보고-III 배치-II는 잠항능력이 뛰어나고, 현지 선호도가 높은 특수부대와 드론 수용 능력이 높아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수직발사관(VLS) 구획을 마련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수용할 수 있는 등 강력한 화력과 탁월한 성능을 두루 갖췄습니다.
현재 폴란드는 노후 잠수함을 교체하는 '오르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사업규모는 무려 22억5000만 유로(약 3조 원)에 이릅니다. 예비 입찰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총 11개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현지 반응으로 미뤄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대결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쌓은 잠수함 건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구상입니다.
김 부회장은 두다 대통령에게 "한화그룹의 육해공 방산 토탈 솔루션이 양국의 우호 증진과 기술 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이 참석한 만큼 잠수함뿐만 아니라 한화그룹의 다양한 방위 기술도 공개했다죠?
-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의 천무 발사대를 폴란드 옐츠사의 차량에 결합한 천무체계(폴란드명 HOMAR-K)를 전시했습니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사와 K9 자주포의 현지 생산과 후속군수지원, 향후 레드백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와 다연장로켓 협력 방안 등도 함께 논의했습니다.
-폴란드 현지 일정을 마무리 지은 김동관 부회장은 이번에는 가스텍 2023이 열린 싱가포르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죠?
-김 부회장은 가스 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인 가스텍 2023에도 직접 방문했습니다. 한화오션은 가스텍 2023에서△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그린십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운반선(8만6000CBM급)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7만CBM급)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 복합시설인 LNG-FPSO 등 4종의 친환경 선박을 전시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전시회에 처음 공개된 차세대 친환경 LNG 운반선 등을 둘러보고 "미래 해양 시장을 선도하는 솔루션 마련에 지속 투자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경영진들과의 만남도 이어졌습니다. 김 부회장은 직접 한화오션, 한화파워시스템 등 한화그룹이 보유한 친환경 에너지·디지털 기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LNG·청정 암모니아·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운반선 건조 분야의 협력도 논의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앞으로 친환경·디지털 선박 분야에만 약 6000억 원을 투자해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도 개발한다는 계획획입니다. 이와함께 오는 2030년까지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2040년에는 매출 30조 원 이상, 영업이익 5조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세계 미래형 선박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까지 26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국내 시장만 보더라도 17조5000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김 부회장이 직접 종횡무진 세계를 누비며 챙긴 사업인 만큼 한화오션의 실적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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