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불꽃에 4명 숨졌다…유례없던 화재는 어떻게 났나 [그해 오늘]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6년 9월 10일 오후 1시 38분쯤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에 있는 신축 상가 건물 공사 현장에서 난 화재로 4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해당 상가는 지상 9층 지하 2층으로, 지하 1층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씨가 천장 단열재로 옮겨붙어 순식간에 화마에 휩싸였다.
경찰은 특히 이날 절단 작업과 용접작업을 하면서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소화기도 비치돼 있지 않았으며 근로자들은 평소 화재 대피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또 건물의 지하에는 환풍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인명피해를 더욱 키웠다.
경찰이 당시 현장에 있던 근로자 4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불이 난 현장에는 용접자격증을 소지한 근로자가 한 명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당시 안전 조치 등을 하지 않은 시공사 현장소장을 입건했다. 공사장 현장안전 총책임자였던 A씨는 사고 당일 지하 1∼2층에서 진행된 스프링쿨러 배관 작업 등이 진행된 것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당시 불이 옮겨붙은 단열재인 우레탄폼은 단열성능이 뛰어나고 접착성 등이 우수해 국내 공사현장에서 널리 사용되지만 발화점이 낮고 작은 불씨에도 불이 쉬이 붙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또 화재시 조금만 들이마셔도 생명에 지장을 주는 맹독성 가스인 사이안화수소(HCN)를 배출해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용접작업이 원인이 된 대형화재가 잇따르자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적용하기 시작했다.
용접 전 화기작업 허가서를 작성하고 용접이 끝날 때까지 화기감시자의 배치를 의무화했다. 용접작업 시 사방으로 튀는 불티를 받을 포, 제3종 분말소화기 2대, 물통, 모래를 담은 양동이(건조사)를 배치하도록 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법인을 법규 의무 준수 대상자로 하고, 사업주의 경우 안전보건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만 처벌을 하는데 반해,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법인과 별도로 사업주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의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할 경우 중대산업재해로 다뤄진다.
또 개인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은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시 1년 이상 징역, 10억 원 이하의 벌금이며, 사망 외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7년 이상 징역,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인 또는 기관인 경우 위와 비슷한 조건이라는 전제 아래 각각 그 행위자를 벌하는 것 외에 50억 원 이하의 벌금 및 10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중대산업재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아울러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안전보건 담당자, 건설현장 소장 등 건설 현장에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는 안전보건교육을 법적 의무교육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법적인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안전불감증’이 없는 현장일 것이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평범한 일상이 누구에게나 주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강소영 (soyoung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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