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에 선우예권의 선율…가을밤 청와대 수놓은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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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가을밤 풀벌레 소리만 고요히 들려오는 가운데,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피아노 소리가 청와대에 퍼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무대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을 만난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적인 선율은 관객 모두의 마음을 낭만으로 적셨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파드되'를 연주할 때 따뜻한 질감의 화면이 무대를 감싸자 관객들은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주제 선율을 감상하던 관객들은 무대 왼편 하늘에서 떠오른 드론을 목격하자 연신 탄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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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깊은 가을밤 풀벌레 소리만 고요히 들려오는 가운데,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피아노 소리가 청와대에 퍼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무대에서 불어오는 산바람을 만난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적인 선율은 관객 모두의 마음을 낭만으로 적셨다.
9일 청와대 헬기장에서 열린 공연 '2023 블루하우스 콘서트'(Blue House Concert)는 가을밤 기분 좋은 산책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클래식과 K-팝을 아우르는 12곡을 연주했다.
선우예권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하며 힘 있는 피아노 연주를 들려줬다. 경쾌한 분위기로 출발한 곡은 중반부의 부드러운 멜로디의 구간을 지나며 힘을 더해갔다. 불어오는 가을바람도 선우예권의 땀을 식힐 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인 공연이었다.
선우예권의 뒤를 이은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은 하모니카의 색다른 매력을 알렸다. 박종성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민요 '새야 새야'를 연주하며 구슬픈 가락으로 가을밤의 낭만을 극대화했다. 하모니카와 금관 악기가 번갈아 독주를 선보이는 구간에서는 애달픈 선율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소리꾼 고영열과 고수 고석진이 함께한 '북'과 '아리랑'에서는 두 사람의 호흡이 돋보였다.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등장한 고영열은 여유 있는 몸짓과 시원한 고음 처리를 선보였다. 고석진은 '아리랑'에서 4대의 북을 활용한 독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에서는 관객의 호응을 끌어낸 다채로운 볼거리도 돋보였다.
레이저 아티스트 윤제호가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8번'의 규칙적인 리듬에 따라 레이저의 패턴을 바꾸자 관객들은 감탄을 내뱉었다, 푸른빛의 광선과 연기가 만나 만들어낸 구름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케스트라 뒤로 설치된 약 10개의 스크린으로는 빠키, 한요한 작가 등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송출하며 곡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했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파드되'를 연주할 때 따뜻한 질감의 화면이 무대를 감싸자 관객들은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그룹 '마마무+'의 문별과 솔라는 신곡 '댕댕'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데 이어 대표곡 '음오아예'로 관객과 호흡했다.
마지막 곡인 라벨의 '볼레로'에서는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로 화려한 결말을 알렸다. 주제 선율을 감상하던 관객들은 무대 왼편 하늘에서 떠오른 드론을 목격하자 연신 탄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곡이 하이라이트에 이르며 오케스트라와 드론쇼가 함께하는 광경을 놓칠 수 없다는 듯 영상을 남기는 관객은 점차 늘어갔다. 드론들은 음파가 요동치는 모양을 만들거나 폭죽이 터지듯 빛을 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공연의 여운을 느끼는 시민들은 청와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무대에 관한 감상을 나누며 밤을 만끽했다.
청와대를 처음 방문했다는 김태승(80)·여신화(71) 부부는 "청와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좋다"며 "가을밤 시원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가경(47)씨는 "야외 공연인데도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기에 사운드가 부족하지 않았다"며 "고영열 씨의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드론쇼로 시각적인 요소를 더한 점도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남겼다.
'블루하우스 콘서트'는 10일에도 계속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바리톤 양준모,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소프라노 임세경 등이 협연한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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