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했던 결혼 파탄, OO년째를 가장 조심하라

안경애 2023. 9. 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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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미국 영화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의 유명한 장면.

달콤한 신혼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부부가 파탄의 위기를 겪는 것은 결혼 몇년쯤 지나서가 가장 많을까.

미국 인디애나대학 킨제이연구소의 저스틴 레밀러(Justin J. Lehmiller) 박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혼하는 부부들은 평균 8년 정도를 살고 헤어진다.

레밀러 박사는 미국 심리학 전문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8일(현지시간) 실은 기고에서 결혼 후 7년과 8년을 중요한 변곡점의 시기로 꼽았다.

결혼한 남녀 공통적으로 결혼 7년차에 다른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고 만나는 부정행위가 늘어나고 그 결과 결혼 후 평균 8년이 돼서 많은 부부가 이혼의 길을 걷는다는 것.

레밀러 박사는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를 인용해 이혼하는 부부의 평균 결혼 기간은 약 8년이라고 밝히고, 이것이 부부의 부정행위 데이터와 상당히 일치한다고 짚었다. 부부의 부정행위 확률이 최고점에 도달한 직후 이혼이 정점을 찍기 시작한다는 것.

그는 1955년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미국 영화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에서 그려진 내용이 현실에서도 상당히 그럴 듯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봤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에 포함된 'Itch'의 의미는 욕망으로, 아내와 아이를 휴가 보내고 자유로워진 남자의 일탈 욕망을 그렸다. 지하철 통풍구로 올라오는 바람에 올라간 치마를 끌어내리는 여주인공 마릴린 먼로의 관능적인 포즈로 유명한 영화다.

레밀러 박사에 따르면 이 영화의 내용처럼 결혼한 남녀들이 결혼 7년차에 달콤한 신혼의 꿈에서 깨어나서 다른 이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부정행위를 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 시기를 무난하게 넘기느냐가 결혼생활의 유지 여부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

학술지 '성 연구 저널'에는 이스라엘 성인 313명(평균 연령 32~33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이들은 모두 이성애자로, 결혼한 지 1년 이상 된 기혼자들이었다. 참가자들은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연구자들은 이것이 결혼 기간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단기간(5년 미만), 중기(6~10년), 장기(11년 이상) 결혼의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조사 결과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그룹은 장기 그룹이었고, 단기 그룹이 가장 낮은 확률을 보였다. 중간 그룹은 그 사이에 속했다. 부부가 함께 한 기간이 길수록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할 생각이 있다고 말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경우 패턴이 약간 달랐다. 남성은 관계가 오래 됐을수록 부정행위를 할 확률이 높아졌다. 반면 여성의 경우 결혼 6~10년 차에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지만, 단기 및 장기 결혼에서는 부정행위를 할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많은 여성은 결혼 7년차에 한차례 흔들리고 이후는 평안을 찾아가지만 남성은 흔들리는 시기가 훨씬 길다는 것. 물론 이 연구는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스스로가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에 대해 답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부정행위 비율을 조사한 데이터도 이 조사결과를 뒷받침한다.

학술지 '결혼과 가족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미국에서 실시한 전국적인 설문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혼 생활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여성은 결혼 7년 차에 부정행위를 할 확률이 가장 높았지만 그 이후에는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결혼한 지 20~30년이 지난 여성들이 부정행위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반면, 남성은 결혼 7년차에 부정행위 비율이 가장 높았다가 18년차까지 감소했지만 그 이후 다시 증가했다. 실제로 결혼한 지 30년 넘은 남성이 부정행위를 할 확률이 가장 높았는데 7년차 시기를 능가했다. 남성은 중간 기간에 정점을 찍고 하락한 후 훨씬 지나서 다시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는 것.

그러나 왜 결혼 7년차에 많은 이들이 흔들리는 지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미국인들은 평균 자동차 보유 기간도 7년이지만 그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기는 힘들다.

더 개연성 있는 설명은 7년차 정도가 되면 신혼기가 끝나고 서로의 차이점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라는 것이다. 신혼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서로 간의 차이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 이것이 극복하기 힘든 것인지, 아니면 받아들이거나 해결할 수 있는지 결정의 시간이 온다는 것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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