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환이가 아직 그럴 연차는 아냐” 전인미답 손아섭 최초 대기록, ‘아홉수 저주’ 복수는 없었다 [오!쎈 창원]
[OSEN=창원, 조형래 기자] “(노)시환이는 아직 그럴 연차가 아니다.”
NC 다이노스 손아섭(35)이 전인미답,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손아섭은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 1차전,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로써 손아섭은 2016년부터 이어진 150안타 기록을 8년 연속으로 달성, KBO리그 역대 최초의 대기록을 만들었다.
양준혁 박용택 이승엽 이대호 등 내로라하는 리그 타격의 전설들이 아무도 해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기록에 올라섰다.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8년 연속 150안타 기록을 달성하고도 NC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2-5로 패하면서 아쉬움을 곱씹었다. 1차전이 끝나고 손아섭은 구단을 통해 “먼저 기록에 대해 응원해 주시고 축하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인사 전하고 싶다”라면서 “기록은 경기에 꾸준히 출장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1차전 안타를 기록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 못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 응원과 성원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 지금은 내 개인기록이나 다른 부분보다 팀 승리와 가을야구에 나가는 부분에 집중하고 그라운드에 내 모든 에너지 쓰겠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보다 구체적인 소감을 듣기 위해 2차전 6-5로 신승을 거둔 뒤 손아섭에게 소감을 들었다. 그는 “경기도 아직 엄청 많이 남았고 사실 안타 1개가 남았고 오늘 더블헤더였기 때문에 오늘 안에는 무조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편하게 생각했던 게 1차전에 바로 나왔던 것 같다. 의식했으면 또 못쳤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사실 손아섭은 절친한 고향 후배 한화 노시환에게 아홉수의 저주를 걸었다. 29홈런에서 30홈런으로 넘어가는 시점, 노시환은 한동안 아홉수에 시달렸다. 8월19일 KT전에서 29호 홈런을 때려낸 이후 9월 3일 잠실 LG전에서야 30홈런을 기록했다.
당시 노시환은 “손아섭 선배 때문에 아홉수가 길어졌다. 나는 (아홉수)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아섭 선배가 계속 아홉수, 아홉수 문자를 보냈다”며 “29홈런을 친 날에 선배가 ‘이제 아홉수 됐다. 내가 보기엔 한 2주 정도 본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후로 다음 날 못 치면 계속 문자가 왔다. ‘내가 말했지. 니 못 친다고’. 그러니까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계속 생각나게 되더라”고 말하면서 손아섭과의 ‘아홉수’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노시환의 복수가 있었을까. 손아섭은 웃으면서 “사실 (노)시환이는 아직 그럴 연차가 아니다. 사실 연락이 올 줄 알았다. 다시 이야기를 꺼낼 줄 알았는데 먼저 안하길래 저도 일부러 말 꺼내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을 꺼내면 의식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축하 연락까지 안오면 번호를 지울 것이다”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손아섭이 걸어온 길은 ‘안타 장인’의 길이다. 2007년 롯데에서 데뷔했고 2010년부터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타격 기계로 거듭났다. 15년 연속 100안타에 8년 연속 150안타, 그리고 11년 연속 200루타라는 대기록 행진을 거듭하면서 손아섭은 야구에 대해 더욱 절실해졌다. 2015년 손목 부상, 2019년과 2022년 슬럼프 등으로 손아섭답지 않은 시즌들을 치렀다.
그는 당시를 되돌아보면서 “2015년은 아프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모두 한계를 느끼고 위기감을 느낀 시즌이었다”라면서 “공통점은 모두 제 스스로 야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소중함,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많은 도움이 된 시즌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제 손아섭은 모든 대기록들을 달성했다. 아홉수는 없다. 팀의 가을야구 진출만 생각하고 있다. 그 다음이 개인 타이틀이다. 현재 손아섭은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30경기 정도 남았는데 포스트시즌 진출권 팀들의 순위가 촘촘하게 붙어있다. 순위가 더 신경 쓰인다. 일단 포스트시즌을 일찌감치 확정짓고 나면, 그때 제 개인 기록도 욕심을 한 번 내보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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