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게임노트] KIA 대타 특공대가 경기를 지배했다… KIA, LG에 더블헤더 싹쓸이, 3위 싸움 불 붙였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팽팽하던 경기를 지배한 건 벤치에서 한 방을 노리고 있던 선수들이었다. KIA가 대타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더블헤더 싹쓸이를 완성했다.
KIA는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더블헤더 2경기에서 5회 대타로 투입된 고종욱 최형우가 대활약을 펼치며 경기를 뒤집은 끝에 12-7로 이겼다. 앞서 오후 2시부터 열린 1경기에서 7-6으로 역전승한 KIA(59승52패2무)는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잡고 연승을 달렸다. 반면 리그 선두 LG(70승46패2무)는 소득 없이 하루를 마쳤다.
KIA는 선발 이의리가 경기 초반 제구 난조에 중반에는 중지 굳은살이 벗겨지는 부상으로 제 몫을 못했다. 4⅓이닝 동안 피안타는 3개였지만, 4사구가 5개나 나오며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의 힘이 좋았다. 2번 김도영이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3번 나성범은 투런포 포함 2안타 1볼넷 2타점을 보탰다. 여기에 고종욱이 대타 적시타, 최형우가 대타 만루홈런을 때리며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이창진이 4안타 대활약을 했고, 김선빈도 3안타로 힘을 냈다.
LG는 선발 손주영이 1⅔이닝 동안 4피안타 3실점(1자책점)하며 모처럼의 선발 복귀전에서 자기 몫을 다하지 못했다. 이우찬 박명근 오석주 등 불펜 투수들도 KIA의 화력을 막아서지 못했다. 타선에서는 정주현이 3안타, 오지환이 1안타 1타점, 홍창기가 2볼넷, 오스틴이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지만 경기 후반까지 기세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1경기에서 불펜 총력전 후 8회 상대 마무리 고우석을 무너뜨리며 7-6으로 역전승한 KIA는 1경기에 뛰었던 선수들이 상당수 다시 2경기에 나왔다. 포수가 김태군에서 한승택으로 바뀐 것, 최형우가 선발에서 빠지고 이창진이 투입된 정도가 특이점이었다. 선발은 이의리가 출격했다. 1경기 선발 황동하와 이의리는 2002년생 동갑내기. 더블헤더 두 경기 선발 투수의 나이를 합치면 단 42세였다.
1경기에서 패한 LG는 2경기에서 일부 주축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시키고 경기에 임했다. 베테랑의 체력적인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기연 김민성 정주현이 선발로 들어갔다. 대신 중요한 순간에 출격시킬 수 있는 대타 자원은 풍족해졌다. 선발로는 좌완 손주영이 나섰다. 2022년 4월 21일 잠실 kt전 이후 506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 어수선했던 이의리, LG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시작부터 KIA 선발 이의리가 흔들렸다. 1회 제구난이 도드라졌다. 공이 좀처럼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선두 홍창기에 볼넷을 내주고 폭투를 범한 이의리는 1사 3루에서 김현수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오스틴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맞은 뒤에도 문보경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고 위기를 자초했다. LG는 1사 만루에서 오지환의 땅볼 때 1점을 더 보탰다.
2-0으로 앞선 2회에도 추가점을 뽑으며 승기를 만들어가는 듯했지만 찜찜함은 남았다. 선두 김기연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것에 이어 정주현도 좌전 안타로 뒤를 받쳤다. 이어 홍창기가 볼넷을 고르며 무사 만루라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문성주의 3루수 땅볼 때 1점을 벌었다. KIA 3루수 김도영이 3루 베이스를 밟고 홈으로 던졌지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어 김현수의 투수 땅볼 때는 이의리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병살로 연결시키기 위해 몸을 돌려 2루를 향해 공을 던졌지만 이것이 옆으로 새며 홍창기가 홈을 밟았다. 다만 LG도 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100% 이용하지는 못했다. 추가점은 없었다. 1회 1사 만루, 2회 무사 만루였음을 고려할 때 4점은 충분하지 않은 느낌이 있었다. 이는 결국 KIA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KIA는 0-3으로 뒤진 2회 선두 김선빈의 좌전 안타, 1사 후 황대인의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이창진이 우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만회했다. 이어 한승택의 2루 땅볼 때 상대 실책이 나오며 1사 만루가 됐고 2사 후 김도영이 3‧유간을 빼는 2타점 적시타를 쳐 3-4,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LG의 흐름으로 가는 것 같았던 경기는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 들었다.
# KIA 대타들의 미친 활약, 김종국 특공대 임무 100% 완수
KIA는 5회 악재도 맞이했다. 1사 후 이의리가 갑작스레 강판된 것이다. 왼손 중지의 굳은살이 벗겨졌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당장 공을 더 던지기는 어려웠다. LG는 4-3으로 앞선 5회 2사 후 문보경의 안타, 오지환의 내야 안타에 이어 신민재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뽑고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다.
하지만 KIA의 5회가 결정적이었다. 대타들이 적시에 나와 자신들의 임무를 잘 수행하며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KIA는 3-5로 뒤진 5회 선두 나성범과 소크라테스가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김선빈이 좌전 안타로 뒤를 받치며 연속 3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KIA는 칼을 뽑았다. 최근 대타로 나와 절정의 감을 보여주고 있던 고종욱을 투입했다. 1경기에서도 대타 적시타로 동점타를 장식했던 고종욱은 2경기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했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중견수 앞으로 흐르는 안타를 만들어 주자 한 명을 불러 들였다.
김종국 감독에게는 칼이 하나 더 있었다.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최형우를 대타로 다시 투입했다. 최형우는 기대에 200% 부응했다. 박명근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대타 만루포를 터뜨려 단번에 8-6으로 역전했다. 최형우의 개인 통산 8번째 만루 홈런인데, 대타 만루 홈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역전의 베테랑에게도 이 순간은 짜릿할 수밖에 없었다.
# 나성범의 괴력 홈런, LG를 그로기에 몰고 간 KIA 타선
LG가 6회 1점을 추격하기는 했지만 달아오른 KIA의 창은 더 달아났다. 8-5로 앞선 6회 선두 김도영이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도영의 발이 더 빨랐다. 이어 나성범이 오석주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 당겨 우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총알 타구였다.
KIA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1사 후 김선빈의 중전 안타, 2사 2루에서 최형우의 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폭투로 이미 3루에 갔던 최정용이 또 폭투로 홈까지 들어왔다. 2사 2루에서 이창진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며 KIA가 12-6까지 앞서 나갔다.
KIA는 불펜도 안정적이었다. 이준영 임기영 장현식이 차례로 나와 LG 공격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6점 차이에서 LG는 더 큰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경기는 KIA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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