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키르기스스탄]'홍윤상 결승골'황선홍호, 카타르전 참사 딛고 1대0 진땀승, 파리行 희망 살렸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두 번의 '참사'는 없었다. 황선홍호가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귀중한 첫 승을 따내며 파리행 희망을 키웠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 2024년 파리올림픽 1차 예선 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 2차전에서 전반 3분 홍윤상(포항)의 선제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신승을 거뒀다.

약체를 상대로한 경기인 만큼 내용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날 경기에서 중요한 건 첫째도 결과, 둘째도 결과였다. 지난 6일 카타르와 예선 1차전에서 0대2 충격패했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본선 개최국인 카타르전은 승패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획득해 조 선두로 올라섰다. 미얀마와 키르기스스탄은 나란히 승점 1점씩 확보했다. 12일 미얀마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아시안컵 본선에 나설 수 있다.

1차전을 복기하며 측면에 변화를 시사했던 황 감독은 4-3-3 포메이션에서 정상빈(미네소타)과 홍윤상에게 날개를 맡겼다. 김신진(서울)이 최전방에 포진했다. 우측 풀백 자리에도 민경현(인천) 대신 박창우(전북)이 출전했다. 오재현(전북) 백상훈(서울) 권혁규(셀틱)이 스리미들을 맡고, 박창우 조성권(김포) 조위제(부산) 이태석(서울)이 포백을 꾸렸다. 지난 카타르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 백종범(서울)을 대신해 김정훈(전북)이 골문을 지켰다.

경기는 극초반부터 황 감독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3분 일찌감치 선제골이 터졌다. 박창우가 우측 뒷공간으로 찔러준 패스를 정상빈이 건네받아 빠르게 측면을 파고들었다. 문전 상황을 확인한 정상빈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찔렀고, 니어포스트 쪽으로 잘라 들어오던 홍윤상이 감각적인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16분 오재혁의 우측 대각선 크로스를 김신진이 문전 앞에서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빗나갔다. 21분 백상훈의 슛은 수비벽에 막혔고, 24분 김신진의 중거리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계속해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조성권이 떨궈준 공을 조위제가 골문 바로 앞에서 왼발슛으로 연결했는데, 허무하게 골대를 벗어났다.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전반을 한 골 앞선채 마무리했다.

물러설 곳이 없는 키르기스스탄은 후반 공격적인 선수 교체로 '기적'을 노렸다. 우리 대표팀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제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20분 오재혁이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에게 걸려넘어진 듯했지만, 주심은 '파울 없음'을 선언했다. 25분 수비수가 미끄러지면서 실점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상대선수의 슛이 지나치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어렵지 않게 위기를 넘겼다.

황선홍호는 후반 허율 엄지성 이현주 이진용 민경현 등을 줄줄이 투입하며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넣었다. 추가골을 넣었다면 경기를 더 여유롭게 운용할 수 있었으나, 후반에 아슬아슬한 1골차 리드를 간신히 유지했다. 한국은 1-0 스코어로 진땀승을 거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