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초등교사 눈물의 발인…4년 간 겪은 고통 드러나

조정아 2023. 9. 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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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수년 동안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전의 40대 초등학교 교사의 발인이 오늘 엄수됐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교권 침해를 적은 기록도 공개됐는데, 학교나 관계 기관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정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한 미소를 띤 영정 사진이 유족 품에 안겨 학교로 들어옵니다.

유족과 많은 동료 교사들, 슬픔을 가누지 못하며 오열합니다.

생전에 고인이 마지막 근무했던 교정 곳곳을 함께 돌며 홀로 고통을 감내했을 고인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애도의 눈물을 흘립니다.

[박수진/대전시 관평동 : "오늘의 추모하는 애도 물결이 앞으로 교육 환경에 많은 영향이 미치는 물결이 되길 바라봅니다."]

마지막 작별의 날.

고인이 4년 동안 겪었던 고통의 흔적들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지난 7월 본인이 작성해 교사 노조에 제출한 교권 침해 사례 기록입니다.

2019년 당시 근무하던 학교에서 1학년 담임 때 수업 태도가 불량한 학생 4명을 훈육한 이유와 과정, 해당 학부모들과의 상담내용, 이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뒤 겪은 정신적 고통 학교 측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실까지, 날짜별로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그 이후 2년간 이어진 고통은 동료 교사들의 증언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학년이 바뀌고도 계속된 해당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담임을 맡을 수 없었고, 이들과 마주칠까 봐 집 근처 마트에 가는 것도 두려워했다는 겁니다.

[박소영/대전교사노조 실장 : "아마 학교에서는 이 선생님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저희는 순직처리까지 요구를 할 예정입니다."]

대전시교육청과 경찰은 관련 사건에 대해 철저한 원인 조사와 규명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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