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또다시 심야 열병식…전략무기 없던 ‘민방위 열병식’
[앵커]
북한이 자신들의 정권 수립일인 이른바 '9·9절' 75주년을 맞아서 오늘(9일) 새벽에 열병식을 열었습니다.
지난 7월의 '전승절' 열병식과는 좀 다른 면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김정은-김주애 부녀가 '함께' 단상에 올랐다는 점, 또 하나는, 전략 무기들을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양민철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비행기 편대가 숫자 75를 그리며, 평양 김일성광장 위를 비행합니다.
이윽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주석단에 오릅니다.
이번이 올해 북한의 세 번째 열병식인데, 우리나라 민방위와 유사한 노농적위군 부대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때문에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전략 무기 대신 트랙터가 끄는 대전차미사일 부대나 컨테이너에 방사포를 장착한 트럭 등 실생활 장비들이 개조된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노농적위군은 직장과 행정단위 별로 편성된 민간 군사 조직으로, 북한 인구의 4분의 1인 5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선중앙TV : "이 땅의 뜨락또르(트랙터) 자동차 한 대도 무심히 보지 말라! 결전의 그 날에는 온 나라가 철벽의 요새가 되어..."]
리병철 노동당 비서와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김 위원장과 특별석에 앉아 위상을 나타냈고, 앞서 김 위원장의 공개 질책을 받아 문책이 예상됐던 김덕훈 내각 총리도 주석단에 자리했습니다.
북한은 2년 전 9·9절에도 이 같은 형태의 열병식을 진행했는데, 대외 과시보다는 내부 결속에 목적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노농적위군은) 한편으론 경제 건설, 한편으론 지역 방어 (목적). 김정은 중심으로의 경제·안보 병진 노선을 이끄는 데 나름대로 체제 결속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겠냐..."]
중국은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한 가운데, 최근 북한과 밀착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는 군 협주단 외에 별도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는 다음 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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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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