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선 몇 경기 못 이겨도 재앙은 아니었다"...케인, "뮌헨은 세계 최고, 부담감 확실히 달라"

오종헌 기자 2023. 9. 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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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오종헌]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남다른 부담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9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은 토트넘을 떠나 뮌헨에 입단하면서 개인 성적보다는 팀 명예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케인은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에 올라있다. 또한 앨런 시어러의 프리미어리그(PL) 최다골 260골 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케인은 "뮌헨에서 느끼는 압박감은 확실히 토트넘 시절과 다르다. 이곳에서는 매 경기를 이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토트넘에서도 승리하고 싶었지만 몇 경기 이기지 못한다고 해도 그건 재앙이 아니었다. 뮌헨에 온 뒤 우리가 개막 후 두 경기에서 4-0 승리, 3-1 승리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방식이 별로라는 얘기도 있었다.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케인은 "우리는 시즌 초반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나는 이러한 다른 감정들을 느끼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뮌헨행을 결정한 이유다. 이제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가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일정이 시작된다. 이 팀은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아마 이전과 다른 느낌으로 그 무대를 뛸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인이 결국 토트넘을 떠나 뮌헨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케인은 이미 토트넘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른 선수다. '레전드' 지미 그리브스를 넘고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EPL)로 범위를 넓혀도 앨런 시어러 다음으로 많은 득점(213골)을 기록 중이었다. 신기록까지 48골만 남았다.


지난 시즌 역시 PL 전 경기를 소화하며 30골을 터뜨렸다.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36골)에 이어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그나마 후반기에 반등한 손흥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격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그동안 케인은 건재함을 뽐내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기대 이하였다. 오랜만에 참가한 UCL 무대는 물론 잉글랜드 FA컵,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등 모든 컵대회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리그 성적도 아쉬웠다. 최종 순위 8위로 UCL은 물론 유럽 대항전 자체를 나서지 못하게 됐다.


여전히 무관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서 케인의 이적설이 발생했다. 토트넘의 최우선 목표는 케인 잔류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7월 중순 "토트넘은 어떻게 해서든 케인을 새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 6,700만 원)를 제시할 것이다. 또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토트넘 구단에서 코치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케인은 아직 재계약 관련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뮌헨과 꾸준하게 연결됐다. 개인 합의 소식부터 케인의 아내가 뮌헨에서 살 집을 보기 위해 도시를 방문했다는 소식들이 전해졌다. 시작은 독일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가 6월 말 "뮌헨과 케인이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케인의 가족이 직접 협상에 참여했다. 이제 남은 건 뮌헨과 토트넘간의 합의다"고 언급했을 때부터였다.


또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케인과 만나 대화까지 나눴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폴크 기자는 이와 관련해 7월 초 "투헬 감독은 런던에서 케인과 만나 이적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케인은 투헬 감독에게 자신은 뮌헨에서 UCL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어필했다"고 밝혔다.


뮌헨은 토트넘에 3차례 공식 제안을 보냈다. 첫 2번의 제안은 7월 초에 이뤄졌다. 당시 뮌헨은 7,000만 유로(약 1,014억 원)에 보너스 옵션이 더해진 첫 번째 제안을 했지만 토트넘으로부터 거절 당했다. 그리고 뮌헨은 8,000만 유로(약 1,159억 원)에 보너스 옵션이 포함된 두 번째 제의를 보냈지만 역시나 토트넘의 답변은 NO였다.


그러나 뮌헨은 포기하지 않았고,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 직접 면담을 했다. 그리고 긴 기다림 끝에 답변을 받았다. 토트넘이 이적을 수락했다. 이적료 규모는 1억 유로(약 1,458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과 합의를 마친 뒤 남은 건 케인의 결정뿐이었다. 처음에는 케인이 잔류도 생각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이적을 선택했다. 이후 그는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뮌헨으로 날아갔다. 이 과정에서 레비 회장으로 인해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케인의 이적을 막을 순 없었다.


마침내 기나긴 이적 사가의 마침표를 알리는 '오피셜'이 떴다. 뮌헨은 지난달 1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토트넘으로부터 케인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우리와 2027년 6월까지 계약을 맺었고, 등번호 9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제 케인은 손흥민을 떠나 김민재와 함께 뛰게 됐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 최고의 콤비로 이름을 떨쳤다. 두 선수는 EPL 통산 47골을 합작하며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연은 8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뒤 SNS를 통해 "리더, 형제, 그리고 레전드. 전설. 너와 함께 했던 첫 날부터 즐거웠다. 정말 많은 추억과 놀라운 경기들을 함께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골들을 함께 만들었다. 네가 나와 우리 팀, 그리고 우리 팬들에게 준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를 전한다. 새로운 도전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케인은 지난 13일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후반 교체로 투입됐지만 이적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인지 별다른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케인의 우승 기회도 날아갔다.


하지만 케인은 빠르게 분데스리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케인은 지난 19일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그리고 1골 1도움을 터뜨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케인은 사네의 선제골 장면에서 감각적인 패스로 연계 실력을 뽐냈다. 토트넘 시절 손흥민과 자주 보여줬던 호흡이었다. 그리고 후반 29분에는 침착하고 예리한 슈팅으로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다시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선발로 나선 케인은 토트넘 시절과 마찬가지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만들었고, 후반 24분 찾아온 기회를 살리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현재 분데스리가 3골로 득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케인은 현재 9월 A매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상태다. 10일 우크라이나와 유로2024 예선 경기를 치른 뒤 13일 스코틀랜드와 평가전을 갖는다. 그리고 소속팀 뮌헨으로 복귀하면 레버쿠젠과 맞붙는다. 레버쿠젠은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뮌헨과 함께 3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유이한 팀이다.


이후 21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UCL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뛰며 UCL 대회를 뛴 경험이 있다. 2018-19시즌 결승전에 도달했지만 아쉽게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매 시즌 꾸준하게 UCL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케인이 본격적으로 토트넘의 주전으로 도약한 건 2014-15시즌이다. 그때부터 지난 시즌까지 9번의 시즌 동안 5번만 이 대회에 참가했다. 뮌헨은 꾸준하게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우승을 노리고 있는 팀이다. 케인 입장에서도 남다른 감정을 갖고 이번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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