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6.5] '전설의 고향'을 찾아서
[뉴스데스크]
◀ 앵커 ▶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이야기에 등골이 오싹했던 경험 있으신지요?
할머니의 그 할머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구전설화.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산골 마을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설화들이 꽤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현장36.5에서는 더 이상 전해지지 않고 잊혀질 위기에 놓인 전설을 찾아 나선 사람들을 장영근 영상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 리포트 ▶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
'아우라지'.
비만 오면 급류가 생기는 곳이라 관련된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옥자/89세] "너무너무 슬픈 데래요. 무서워서 못 건너갔댔어요.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가지고…"
[김남순/90세] "결혼하는 날에 신랑이 배를 타고 건너오다가 빠져 죽었어."
[이옥자/89세] "아줌마가 너무너무 애가 타서 돌아가셔버렸어."
강물처럼 흘러내려 온 이야기들 이제 들어줄 이가 없습니다.
[김남순/90세]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얘기를 못 하지. 있기만 하면 아주 밤새도록 해도 재밌어."
할머니들의 바람이 전해졌을까요?
전설을 찾아 방방곡곡을 누비던 최상식 씨와 박재홍 씨가 정선을 찾았습니다.
[최상식/77세, 전 '전설의 고향' PD] "정선아리랑의 전설을 찾아서 오게 됐습니다. 서민들이 살아 숨 쉬는 역사는 전설 속에 암어처럼 숨어 있어요. 서민들의 '정', '한' 이런 것이 전설 속에 담겨있어요."
[김남순/90세] "송천에서 신랑이 초례(혼례)하고 오다가 배를 타고는 배가 뒤집혔어."
[최상식/77세, 전 '전설의 고향' PD] "그러면 신랑 신부가 다 죽었어요?"
아우라지에서 나고 자란 뱃사공은 이 전설을 또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저기 지금 처녀상이 보이거든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런 분이시거든요."
"박금옥…"
"<실존인물>이세요."
[최상식/77세, 전 '전설의 고향' PD] "증거가 있는 것이 전설의 특징이에요. 현장을 찾고 증명하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거든요."
아우라지에서 모아온 기억의 퍼즐들. 이제 하나씩 끼워 맞출 차례입니다.
[최상식/77세, 전 '전설의 고향' PD] "총각, 처녀는 어떤 성격이었느냐, 왜 이별하게 됐느냐 이런 구체적인 사항은 안 나타나 있거든요. 전설엔. (전설의) 기본 골격, 정신 이런 것은 잃지 않고 창작하려고 노력하죠."
"싸리골에 노란 동박이 흐드러지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송도영/성우·최상식 씨 아내]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연기고 내레이션이니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바스트까지만!"
[최상식/77세, 전 '전설의 고향' PD] "'아 이런 전설을 발굴해 줘서 고맙다'하고 올 때는 상당히 기쁘죠.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계속 (전설을) 쫓아다닐 생각이에요>"
취재·구성 : 장영근 / AD : 허예지 / 영상편집 : 송지원 / 그래픽 : 최유리·권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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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구성 : 장영근 / 영상편집 : 송지원 / 그래픽 : 최유리·권연경
장영근 기자(lotus9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2323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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