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투기 용인한 尹, 국민 적으로 돌려" 서울서 대규모 집회
박광온 "윤석열 정권에 국민의 매운맛 확실히 보여주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17일째 되는 9일 서울 도심에서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엔 1만 5천여 명, 경찰 추산 2천여 명이 참가했다.
9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과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野) 4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서 3차 범국민대회를 열어 오염수 방류 저지에 나서지 않고 사실상 용인한 윤석열 정부 대응을 규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 핵 오염수 투기 철회', '온 국민이 반대합니다'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즉각 중단하라",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 오른 진보대학생넷 강새봄 대표는 "저는 8월 24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던 날 친구들과 일본 대사관 건물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를 외치다 연행됐다"며 "윤석열 정부는 우리를 북의 지령을 받은 간첩이라고 몰아가고 있다. 최근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철거 등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녹색연합 윤소영 협동사무처장은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를 용인하고, 설악산 케이블카와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 등 반생태적이고 기후 악당 면모를 보인다"며 "정당한 권력 감시로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것, 기후 위기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생태 보호를 대변하는 것이 바로 지난 70년 시민들이 독재에 항의해 오며 지켜온 민주주의의 참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민주당에서는 박광온 원내대표와 서영교·박찬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다만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 피의자로서 조사받기 위해 수원지검에 출석한 이재명 대표는 불참했다.
연단에 오른 박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하라는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서 한다"며 "후쿠시마 핵 물질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으라고 했더니 결국 용인하고 우리 돈을 들여서 안전하다고 홍보까지 하고 있다. 이게 과연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가 맞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에게 국민의 매운맛을 보여주자.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일본이 1993년 러시아 해군의 핵물질 해양투기를 국제사회에 문제 삼아서 저준위 핵폐기물도 바다에 버릴 수 없도록 하는 런던 협약이 맺어졌다"며 "10월에 그 당사국 회의가 열린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문제를 의제로 삼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논의된다. 회의에서 반드시 해양 폐기를 중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촉구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은 가짜뉴스라면서 폐간하겠다고 협박하고, 시민단체와 노조는 돈줄 끊어서 목소리 빼앗고, 정확히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며 "60년대 국민들이 술김에 박정희 정부에 대해 한 말이 걸리면 국가보안법으로 잡아가 처벌했다. 지금의 정부·여당이라면 '오염수 괴담 처벌법'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책연구기관이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 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우리 정부 차원의 독자적인 연구 없이는 승소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신뢰한다는 정부 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후쿠시마 수산물이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배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우리 전문가를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일본 정부에 관철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각역, 을지로2가 교차로, 을지로입구역 등을 거쳐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앞서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 인근 행진을 금지하자 법원은 전날 인원수 제한 등 조건을 붙여 허용했지만 주최 측은 도심에서만 행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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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 mat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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