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넘어 게임·스포츠까지 결합 시도… 생태계 넓히는 블록체인 [S스토리]

안승진 2023. 9. 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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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대 규모 ‘코리아블록체인위크’ 가보니
전세계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들 모여
트렌드 공유하고 과제 해결 머리 맞대
“이더리움 당면 과제는 노드 탈중앙화”
부테린, 채굴방식 변경 등 효율화 강조
금융분야 ‘스테이블코인’ 발전 큰 관심
테라·루나 사태 이후 제도화 논의 활발
USD코인 발행사 ‘서클’ 창업자 알레어
“향후 10년간 상거래 본질 다 바뀔 것”
게임 가상자산 위믹스 발행 장현국 대표
“쓸모 없으면 퇴출… 옥석 가리기 진행중”
넥슨, 보상책으로 블록체인 활용도 구상
구단·팬 소통하는 ‘스포츠파이’ 큰 관심

지난해 테라·루나, FTX 파산 사태 이후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 ‘크립토윈터’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지속해서 미래에 대한 구상을 그리고 있다. 금융시장은 물론 게임, 스포츠, 토큰증권(STO)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 자체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지난 5~6일 열린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2023 임팩트(IMPACT)’에는 세계 각지의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올해 블록체인 업계 트렌드와 과제가 무엇인지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2023 임팩트(IMPACT)’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팩트블록 제공
◆이더리움 경량화 등 블록체인은 발전 중

비트코인에 이어 최대 규모 가상자산으로 꼽히는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5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KBW2023 강연에서 이더리움의 기술적 변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더리움 생태계 확장과 데이터 증가로 노드(거래를 검증하는 네트워크 최소단위) 운영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노드 운영을 쉽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탈중앙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정보를 히스토리(기록)만 남기고 오랫동안 쓰지 않은 정보를 삭제하는 방식의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지난해 블록체인 채굴방식을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변경했다. 작업증명은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채굴 방식으로 컴퓨터를 통해 문제를 풀어 블록을 생성하고 보상을 제공한다. 여러 대의 컴퓨터로 검증이 이뤄져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인 탈중앙화에 가깝지만 막대한 전기 소모와 느린 작업속도, 높은 전송비용 등 한계가 있다. 반면 지분증명은 코인 보유량에 따라 보상을 지급한다. 속도와 비용이 효율적이지만 탈중앙화 측면에서는 논쟁이 있다.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비탈릭 부테린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당면한 문제는 노드의 탈중앙화고 노드를 운영할 때 기술적 운영을 쉽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안전하게 만들 것이며 이더리움 생태계가 약속했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 분야에서는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통화에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의 발전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각국에서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화 논의가 활발해졌고 각 중앙은행에서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개발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수수료 없이 각국 통화의 이동과 사용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제레미 알레어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의 발행사인 서클의 제레미 알레어 공동창업자는 “2025년이 되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산업 자체가 주요 20개국(G20)에서 규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디지털자산에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대대적인 양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10년간은 상거래의 본질이 바뀔 거고 기업, 금융시스템 방식이 다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 스포츠, STO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활용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임 가상자산 위믹스를 발행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KBW2023 강연에서 게임회사를 넘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포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은 쓸모가 있어야 하고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위믹스 생태계 내의 이용자들만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라 모든 다른 블록체인의 이용자들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2023 임팩트(IMPACT)’ 참가자들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넥슨은 블록체인을 통해 커뮤니티 기여자에게 보상을 주는 식의 블록체인 사업 구상을 밝혔다. 황선영 넥슨 그룹장은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운영하면서 커뮤니티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팬 산업, 카툰, OST, 인플루언서 활동이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런 커뮤니티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주요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개발사 칠리즈는 스포츠 팬 산업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스포츠파이’(SportFi)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스포츠 구단 팬 토큰을 가상자산으로 발행하고, 해당 가상자산을 보유한 팬은 구단과 소통하며 일종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알렉산드레 드레이푸스 칠리즈 창업자는 “축구 팬 99%는 경기장에 못 오기 때문에 대부분 팬은 트위터를 보거나 영상을 보는 식의 수동적 정보만 받는 관계에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이런 관계를 쌍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 구단은 칠리즈가 발행한 유벤투스 팬 토큰을 보유한 팬들이 결정한 세리머니 음악을 경기장에서 재생하기도 했다.

각국에서 추진 중인 토큰증권 역시 블록체인 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미국에서 첫 토큰증권 거래 허가를 받은 플랫폼 INX의 이타니 아브네리 부대표는 “삼성전자를 토큰화한다고 생각하면 한 분야를 떼어내 가치를 매길 수 있고, 토큰 보유자 대상 새로운 기기 할인이나 얼리어답터(제품 출시와 동시에 구매하는 소비자) 혜택 등 서비스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한국의 금융당국이 관련 정책을 서두르고 있는데 한국이 STO로 주목받는 첫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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