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투수 못해도 5억 달러 필요” 최고위급 임원 설문 조사 결과 공개, FA 전선 이상무?

김태우 기자 2023. 9. 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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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세간의 화제를 집중시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의 FA 전선에는 팔꿈치 수술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겨울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은 온통 한 선수의 이름으로 도배될 전망이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그 주인공이다. FA 최대어이자, 북미 스포츠 역사상 첫 총액 5억 달러 돌파 여부가 화제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오타니의 5억 달러 계약은 확실해 보였다. 심지어 계약 기간만 길면 6억 달러 이상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상품성이 너무 뛰어나다. 오타니는 타자로는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도전할 수 있는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투수로는 사이영상에 도전할 수 있는 재목이고, 실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4위였다. 두 가지를 한몸에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가치가 폭발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이며, 모두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고 있다. 마케팅이나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를 고려할 때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가진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계약(12년 총액 4억2650만 달러)을 뛰어넘는 건 기정사실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팔꿈치 부상이 많은 것을 바꿀 수도 있다.

오타니는 투구 중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8년 첫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 당시와는 다른 부위다. 이 때문에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하지만, 어쨌든 수술대에 오르면 2024년은 물론 2025년 전반기에도 투구가 어렵다. 5년 사이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은 만큼 복귀 후 투구 수준도 장담할 수 없다. 이건 그때 가봐야 아는 문제로, 지금은 누구도 예상이 어렵다.

오타니가 특별한 것은 어쨌든 투수와 타자 모두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투수로서의 가치가 배제된다면 몸값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공격 생산력만 놓고 볼 때,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뉴욕 양키스와 9년 총액 3억6000만 달러에 계약한 애런 저지보다 낫다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수술이 그의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전직 단장인 짐 보든의 설문에 따르면 그렇다. 보든은 9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구단 고위 관계자 12명 이상과 익명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지만, 오타니를 영입하려면 여전히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 오타니의 팔꿈치 부상이 그의 FA 값어치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의견이 분분하다
▲ 오타니는 투수 인센티브를 대거 포함한 계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오타니가 투수를 못해도 5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든은 ‘오타니의 다음 계약에 팔꿈치 부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프런트 임원들의 의견은 상당히 엇갈렸다’면서 ‘몇몇 임원들은 그의 계약이 저지의 3억6000만 달러 이상에서 시작해 오타니가 중시했던 5억 달러에서 6억 달러 사이의 범위로 들어가기 위한 인센티브를 포함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소개했다.

일단 보장 금액은 저지 수준에서 책정하고, 인센티브를 대거 끼어 넣어 총액을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테면 투수로 정상적으로 활약한다면 매년 많은 인센티브를 받아가는 식이다. 구단은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오타니는 총액을 높일 수 있으니 부상 회복에 자신이 있다면 가능한 계약 구조다.

이어 보든은 ‘몇몇 임원들은 오타니가 매우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또 매우 특별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그가 다시 투수가 될 수 없다 하더라도 그를 데려오려면 5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면서 ‘그들은 이번 겨울 시장에서 단연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고, 메이저리그의 얼굴이며, 전 세계적으로 떨치고 있는 매력이 프랜차이즈에 상당한 재정적 가치를 더할 것이며, 그가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보든은 오타니의 선택 기준이 결국 ‘승리하는 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차피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되어 있고, 구단마다 차이가 크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오타니가 비슷한 가격이라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든은 ‘오타니는 가장 큰 무대의 중심에 서고 싶어한다. 그것이 그의 목표’라고 확신했다.

보든은 오타니의 예상 행선지로 LA 다저스, 텍사스, 시애틀, 뉴욕 메츠, 보스턴,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컵스, 필라델피아, 토론토 등을 지목했다. 역시 1위는 오타니 영입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다저스였다.

▲ 오타니 영입을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
▲ 다저스는 프리먼(왼쪽)과 베츠와 이미 장기 계약을 한 상태로 오타니까지 추가되면 막강 타선 구축이 가능하다

보든은 ‘다저스는 오프시즌 오타니와 계약하기 위해 자신들을 사치세 세금 문턱 아래에 머물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 월터 구단주는 다저스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의 노력에 재정적인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사이의 오타니를 상상할 수 있나? 다저스가 자유계약선수로 오타니를 영입하는 것처럼 더 나은 할리우드 대본이 있나?’라며 오타니 영입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실제 다저스는 오타니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리그의 몇 안 되는 팀이자, 매년 우승권에 있는 강팀이다. 오타니는 LA 근교 생활에 익숙하기도 하다. 또한 다저스는 일본인 선수들과 인연도 꽤 각별하다. 여러모로 오타니 영입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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