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 첫 강력계 여형사' 박미옥 "무차별 범죄 막으려면…"

강지영 2023. 9. 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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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흉기 난동을 비롯한 각종 강력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한국 경찰 역사상 첫 강력계 여형사이자 국내 여자 경찰의 역사를 새롭게 쓴 '여경의 전설' 박미옥 전 형사와 함께 관련된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미옥/전 형사 : 안녕하십니까?]

[앵커]

사실 30년 넘게 형사로 근무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 다양한 사건들을 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이렇게 일어나고 있는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가 이렇게 연일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까?

[박미옥/전 형사 : 2000년 초부터 이미 무동기 범죄 그다음에 묻지마 범죄라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프로파일러들이 도입됐었고 2007년도에 그 친구들이 팀장을 하면서 이상범죄에 대한 수사를 했었습니다. 급격한 사회 변화, 그다음에 넘치는 정보, 치열한 경쟁은 이상범죄자들을 이미 예견하고 있다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2007년부터 어쨌든 그런 이상동기 범죄 그런 것들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이렇게 많았던 건 그냥 저희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체감하는 겁니까? 아니면 그때도 이렇게 좀 빈번했습니까?

[박미옥/전 형사 : 지금의 정보력, 인터넷 상황 때문에 더 체감적으로 느끼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에게는 늘상 있는 일이죠.]

[앵커]

그렇군요. 지금 뭐 테이저건을 비롯해서 경찰들의 장구들이 지금 흉기난동 범죄를 대처하기에 충분한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선 충분한지. 그리고 추가 도구가 필요하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박미옥/전 형사 : 사실 흉기난동 사건에 있어서 제압이나 검거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테이저건으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가 없는가, 이 점부터 짚어본다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냐면 현장 재량이 있는가. 사용에 대한 부담은 장부에 있지 않습니다. 여론에 있고 현장 판단이 외부로부터 맡겨져 있다는 거죠. 거기에 대한 부담, 사용에 대한 부담, 소송에 대한 부담을 형사 개인, 경찰관 개인이 지고 있다는 게 문제인 거죠.]

[앵커]

그런데 지금의 이런 상황에서 어쨌든 이런 테이저건을 쓰고 더 쓰도록 권장을 하고 또 정부에서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기도 하고. 약간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원하는 듯한 흐름으로 조금 가고 있는데 그런데도 동기부여가 확실하지 않다고 보시는 거예요?

[박미옥/전 형사 : 일단 경찰 장구가 다양한 건 좋겠죠. 하지만 저위험 권총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출발하기보다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구가 왜 부담을 가지는지. 그리고 실효성이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다양한 장비는 사회 변화 때문에 더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은 무엇인지 논의된 다음에 지급되는 게 맞지, 1인 1정 저위험 권총 이 말은 자포자기한 범죄자들에게, 나 죽여달라는 범죄자들에게 과연 맞는 것일까. 그거는 고려해 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지금 경찰의 대규모 조직 개편이 예고된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구대, 파출소 지역 관사에서 근무하는 지역 경찰들을 늘려서 도보순찰 인력을 확보하겠다라는 게 핵심으로 보여지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미옥/전 형사 : 핵심이라는 말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도보순찰이 신속대응에 효과가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인해서 다른 범죄에 대한 대응능력은 저하될 우려는 없는가. 그리고 뭐 살인예고, 역 주변에 대한 순찰만으로 과연 우리 지역의 치안력을 과연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도리어 경찰의 신속대응이 강력하게 되려면 선택과 집중이 분명한가. 그리고 현장에 강한 경찰조직인가라는 진단이 우선되어야지 도보순찰이 이 문제의 핵심일 거라고 보는 건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있어본 입장에서는 우려가 됩니다.]

[앵커]

현장의 목소리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 흥미로웠던 포인트가 지구대 인원이 지금보다 10배가 늘어나도 묻지마 범죄가 계속 발생할 것이다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던 걸 보고 참 같은 의견이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미옥/전 형사 : 그 부분은 동의합니다. 정말 얼마나 충원해야 묻지마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경찰은 제압, 검거이고 무엇보다 신속입니다. 그러면 묻지마 범죄에 대한 예방과 방지는 또 다른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되지 않느냐. 여기에 경찰의 대응만 나온다는 것은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또 다른 대책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박미옥/전 형사 : 일단 단편적으로 제가 우리 경찰 후배들이나 교육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상심리자를 알아봐야 된다. 그리고 사전신호를 알아야 된다. 내가 무심결에 넘긴 게 추후에 더 위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면 되지 않는다라고 하는데요. 그 외에 사회적 인식과 안전망이 필요하겠죠. 공론화도 필요하고요. 사회병리, 정신병리에 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앵커]

지금 그리고 현행법상 그래서 흉기난동과 살인예고글 같은 경우에는 경범죄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서 처벌이 강화돼야 된다. 그리고 심지어 사형제도를 부활시켜야 된다, 이런 강력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동의 하시는지…

[박미옥/전 형사 : 세부적으로 좀 필요한 내용인데요. 예를 들어 살인예고다, 흉기난동이 법망이 부족했다면. 우리 흔히 말해 법이 없으면 죄가 없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법을 만들어야 되는 거고 그다음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는 너무 결과론적인 경향이 큽니다.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다면 그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요구되어야 됩니다. 그리고 사형제도의 부활,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뭐 1차적으로는 효과가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 자포자기자들, 자기를 포기한 사람들, 반사회적 성격을 가진 이상심리자들한테 과연 맞는 대책인가는 조금 의문이 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여쭙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해결책, 최선의 해결책은 뭐라고 좀 보십니까?

[박미옥/전 형사 : 최선보다는 최소겠죠.]

[앵커]

최소.

[박미옥/전 형사 : 늘상 범죄현장에 있어본 저로서는 범죄가 없는, 사건사고가 없는 삶은 불가능하지 않나. 완전한 예방이라는 건 불가능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걸 우리가 조금 더 인식한다면 내 앞에 생활 안전사고가 있을 수 있고 내 앞에서도 우연히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면 당장 묻지마 범죄 같은 경우만 해도 길을 걸을 때 걷는 일에 집중하자. 그리고 나의 도구로 1차적 방어라도 가능한지 유념하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사회. 경찰관이 신속하게 출동할 것이라는 그 작은 위로라도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관련 이슈를 박미옥 전 형사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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