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찾은 유엔 北인권보고관 "방북해 주민과 소통 희망"

▲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9일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십자탑 전망대에 올라 분단의 현장을 살피고 있다. [국경선평화학교 제공]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철원군을 찾아 북한 주민들과의 소통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며 방북 의지를 드러냈다.

9일 방한 후 처음으로 접경지역을 찾은살몬 보고관은 이날 오전 철원군 국경선평화학교에서 열린 주민들과 ‘평화대화 모임’에 참석했다.

그는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상당히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배우기 위해서 왔다. 국제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하는지 새겨듣겠다”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살몬 보고관은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북한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온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있지만, 직접 북한에서 사람들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한 접경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북한 인권은 얼마나 더 심각할지 추론할 수 있다고 느꼈다. 남북 간 긴장 상태가 계속해서 고조된 상태로 남아있는 건 모두의 삶이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우리가 다 경험하고 있다. 여러분에게 북한 주민을 절대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9일 강원 철원군 철원읍 국경선평화학교에서 접경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철원은 물론 경기 파주와 연천 등에서 온 주민들은 포사격 등 군사훈련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부터 분단된 지 70여년이 지났으나 접경지역은 크게 변하지 않은 현실을 토로했다.

또 과거 대북 전단 살포로 생존에 위협을 받았거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때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출입이 제한돼 농작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 등 접경지역 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견뎌야 하는 고충을 털어놨다.

주민들은 평화가 찾아와 북한 주민들과 접촉하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북측에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식량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나는 항상 방북할 준비가 되어 있고, 여러 차례 요청을 한 바 있다”며 “언젠가는 직접 가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를 희망한다”라고도 했다.

살몬 보고관은 오후에는 김화읍 생창리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내 십자탑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군사분계선(MDL),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 남·북 초소, 북한 마을 등을 관측했다.

살몬 보고관은 지난해 8월 임명된 후 이달 4∼12일 일정으로 세 번째로 방한했다.

그는 정부 관계자와 탈북민 등을 면담하는 이번 방한 결과를 토대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를 작성해 내달 유엔총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