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대전 교사 "어떤 노력도 부메랑…" 교권침해 기록 공개

박소연 기자 2023. 9. 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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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
[앵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의 발인식이 치러졌습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사건 이후 교권 침해 대책이 나왔지만 현장은 달라진 게 별로 없어보입니다. 한 조사 결과, 교사들은 여전히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운구 차량이 들어옵니다.

동료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눈물을 쏟습니다.

[누가 죽였어. 살려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의 발인이 오늘 있었습니다.

A씨는 지난 7월 자신의 사례를 직접 적어 초등교사 노조에 보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 당했습니다.

급식실에 드러누운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동료 교사 : 전교생 앞에서 우리 아이를 부끄럽게 해서 우리 아이가 그래서 위축됐다는 식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도 같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은 4년여 동안 이어졌습니다.

A씨는 "어떤 노력도 부메랑이 될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유가족 : (서울 서이초 사건 이후에도 교권보호 대책이)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점점 더 (심적 고통이)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나…]

교사들은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전교조와 녹색병원이 지난 달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일반 성인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입니다.

[윤간우/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지난 5일) : 학부모와 학생과의 상담에서 크고 작은 언어, 신체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고 그로 인한 정신건강 수준이 아주 나쁜 상황(입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이들의 사업장 정보가 공유되자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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