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얼마나 힘들었을까"…대전 교사 눈물의 발인식
[뉴스리뷰]
[앵커]
악성 민원 등으로 괴로워하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 A씨의 발인식이 오늘(9일) 엄수됐습니다.
학교를 찾은 운구 행렬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오열했고 대전교사노조는 고인이 직접 작성한 교권 침해 기록을 공개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운구 차량이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오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잠시 뒤 차에서 영정 사진을 든 유가족이 내려 고인이 살아생전 근무했던 학교를 구석구석 둘러봅니다.
고인이 생활했던 교실 책상엔 꽃이 놓였고,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선생님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꾹꾹 눌러 적었습니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습니다.
<송인엽 / 세종지역 교직원> "그 선생님의 가족들과 자녀들, 부모를 잃었으니 얼마나 큰 우주를 잃었을까 하는 그 심정이 너무 안타까운 거예요. 저도 자녀 셋을 키우면서…"
A교사의 발인식이 엄수된 9일 대전 교사노동조합은 고인이 자신의 사례를 작성해 제보한 교권 침해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특정 아이 4명은 친구들을 때리거나 수업 중 돌발 행동을 했으며 급식을 먹지 않겠다고 버티기도 했습니다.
한 학생의 부모는 조용히 혼내든지 문자로 알려달라 말했고, 오히려 학교를 찾아와 아이에게 망신을 줬다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당해 경찰과 검찰을 오갔고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몸과 마음 모두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A교사는 "3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다시금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을 보고 공포가 떠올라 계속 울기만 했다"는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박소영 / 대전교사노조 정책실장> "전반적으로 어떤 선생님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관리자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선생님이 끝까지 혼자 싸우든지 계속 속앓이를 하며 감내해야 하든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A교사는 글을 쓴 지 약 한 달 반 뒤인 지난 7일 극단적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발인식을 끝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 교사, 수많은 제자의 품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대전 #초등학교 #교사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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