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폭풍 멀티히트 3도루, SD 역대 첫 대업 주인공… 현지도 “거침 없었다” 극찬

김태우 기자 2023. 9. 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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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휴스턴전에서 대활약을 펼친 김하성
▲ 9일 휴스턴전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1경기 3도루를 기록한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산술적으로도 꺼져 가고 있는 샌디에이고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몸짓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9일(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 경기에서 11-2로 크게 이기고 가을야구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 갔다. 1회 먼저 점수를 줬지만 2회 4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안정적인 마운드에 타자들이 차곡차곡 추가점을 내며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유력 후보인 블레이크 스넬의 호투가 돋보였다. 스넬은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를 이어 간 끝에 2실점으로 잘 막고 시즌 13승째를 거뒀다. 타선에서는 김하성과 트렌트 그리샴이 돋보였다. 그리샴은 홈런 포함 2안타 4타점, 김하성은 2안타 1볼넷에 도루 3개를 성공시키면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세 선수는 이날 ‘톱 퍼포머’에 선정됐다.

김하성은 이날 세 차레나 출루하며 팀 리드오프로서의 임무를 착실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시즌 두 번째 한 경기 3도루를 성공시키며 발로도 팀에 공헌했다. 시즌 32~34도루가 이날 한꺼번에 올라갔다. 도루 페이스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한국인 선수 역대 첫 40도루 가능성도 밝혔다.

김하성은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샌디에이고 타선은 0-1로 뒤진 2회 타올랐다. 마차도의 안타로 포문을 연 샌디에이고는 1사 후 카푸사노의 적시타, 2사 후 그리샴의 적시타가 나오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2-1로 앞선 2사 2,3루 상황에서 김하성의 방망이가 빛났다.

휴스턴 선발 브라운과 두 번째 만난 김하성은 초구를 지켜봤다. 그러나 2구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깥쪽 보더라인으로 들어온 92마일짜리 슬라이더를 침착하게 밀어 쳐 우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 타석에서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활약한 김하성
▲ 샌디에이고 역사상 한 경기 3출루 이상, 3도루 이상, 2타점 이상을 기록한 첫 선수가 된 김하성
▲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김하성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어 타티스 주니어의 헛스윙 때는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이날 도루 페이스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김하성은 후속 타자 소토의 2루타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우완 어퀴디의 공이 한가운데 몰리자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3루수를 맞고 좌익수 방면으로 흐르는 안타가 됐다. 이어 김하성은 또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시즌 33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이어 소토가 볼넷을 골라 1,2루가 되자 이번에는 두 선수가 모두 스타트를 끊어 각각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김하성의 한 경기 세 번의 도루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팀도 이기고, 개인적인 활약도 좋았으니 기쁨은 두 배였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에서도 첫 사례였다.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한 경기에 3출루 이상, 도루 3개 이상, 그리고 타점 2개 이상을 모두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타격 정확도, 빠른 발, 그리고 클러치 능력까지 모든 것을 다 보여준 김하성이었다.

한 경기에서 세 차례 도루를 기록한 건 한국인 선수 중에서는 배지환(피츠버그)과 김하성 둘 뿐이다. 두 경기 이상 한 경기 3도루 기록은 김하성만 가지고 있다. 아시아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 그리고 아오키 노리치카가 해당 기록의 보유자다. 아시아 선수로는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되는 경사도 누렸다.

▲ 김하성
▲ 김하성

현지 언론도 김하성의 대활약을 일제히 칭찬하고 나섰다. 미 CBS스포츠는 김하성의 이날 활약에 대해 ‘금요일 애스트로스에 11-2로 승리한 경기에서 4타수 2안타와 볼넷, 2타점, 3도루, 2득점을 기록했다’면서 ‘김하성은 이날도 출루를 위해 제 몫을 다했고, 주루에 있어 거침이 없어 보였다. 3차례 도루를 포함해 올해 5경기에서 2도루 이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하성은 올해 137경기에서 타율 0.273, 출루율 0.364, 장타율 0.422, 17홈런, 57타점, 79득점으로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샌디에이고 팀 타순의 가장 높은 곳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김하성은 아시아 선수 역대 첫 20홈런-40도루 달성까지 홈런 3개, 도루 6개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시즌이 남아 있는 만큼 마지막에 힘을 낸다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하다. 김하성이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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