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SSUE] "17년 전에도 이랬는데"...독일은 클린스만이 한국에서도 이럴 줄 알았다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독일 매체들은 국내에서 나오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8위)은 8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에 위치한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FIFA 랭킹 35위)와의 A매치 친선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번 무승부로 대한민국 외국인 감독 역사상 부임 후 무승 기록이 4경기에서 5경기로 바뀌었다.
결과에 이어 내용도 엉망이었는데 경기 후 계속 논란이 나오고 있다. 시작은 레전드 매치 참여 여부였다.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이 자선 친선 경기를 하는데 클린스만 감독 이름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 시절 뛰기도 했고 감독도 맡기도 했어 뮌헨 레전드로 초청이 되는 건 당연해도 A매치 기간 도중에 치러지는 경기였다.
대표팀 근무 기간 중 이탈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사실무근이다"라고 해명을 하며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경기가 열리는 스탬포드 브릿지가 있는 런던에 대표팀 숙소가 있다고 알려져 경기가 치러질 때까지 클린스만 감독이 참여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다음은 아론 램지 유니폼 관련 인터뷰 이야기다. 웨일스전이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방송사 인터뷰를 했는데 "LA갤럭시에서 뛰는 아들이 문자를 보내 램지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램지는 아스널 출신 미드필더로 웨일스 대표 스타다. 각종 논란 속 5경기 연속 무승에다 내용도 엉망이었는데 또 진지하지 않는 태도로 대표팀 경기에 임한 듯한 인터뷰를 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된 후 이런 진지하지 않고 열정이 없어 보이는 태도와 인터뷰가 반복되고 있다. 독일 매체들은 국내에서 나오는 비판들이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식의 말을 하고 있다. 3월 A매치 당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 취재를 왔던 독일 '빌트'의 한 기자와의 대화와 질문이 떠올랐다.
그 전에 클린스만 감독의 감독 경력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선수 시절 독일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독일 대표팀 감독이 시작이었다. 2004년부터 지휘를 했고 2006년에 자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도 감독으로 나섰다. 우승엔 실패했지만 4강에 올랐고 최종 3위를 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남겼다.
그럼에도 시선은 곱지 않았다. 경기력이나 선수 기용, 전체적인 운영 면에서 비판이 나왔다. 독일 감독인데 독일에 있지 않고 미국에 있어 비난이 쏟아졌다. 독일 대표팀을 떠난 뒤엔 바이에른 뮌헨에 있었고 미국 대표팀을 오랜 기간 지도했다. 2019년 헤르타 베를린에 부임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에 돌아왔는데 충격의 페이스북 사퇴를 끝으로 현장과는 멀어졌다.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현장 복귀였다. 짧았던 헤르타 시절을 빼면 무려 7년간 현장 공백이 있었던 셈이다. 국내 상주 문제, 전술적 역량 의문, 사단의 존재 여부 등 선임부터 의구심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대한민국 감독이 된 지 6개월 정도 된 현재, 모든 우려가 현실로 된 상황이다. 이렇게 빨리 대표팀 감독이 신뢰를 잃는 사례는 국내 역사를 떠나 세계 축구를 봐도 흔치 않은 일이다.
가장 큰 건 열정이다. 365일,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한국 축구를 관전하고 일할 필요는 없지만 지나치게 방관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내에 상주하겠다는 말을 어기고 해외로 가 자신이 맡고 있던 패널 생활을 하는 중이다. 국내 선수 관찰과 분석은 영상과 코치진과 통화로 한다고 전해졌는데 이 마저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선수 파악이 잘 이뤄지지 않다고 있는 건 경기 중 드러났다. 소속팀에서 잘하고 있는 포지션이나 역할이 아닌 엉뚱한 임무를 준 듯한 모습이 경기를 치를 때마다 나오는 중이다. 잘 안 풀리고 있어도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거나 관망하는 태도롤 일관하는 중이다. 축구에서 작전 타임으로 불리는 쿨링 브레이크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시 돌아와서 당시 콜롬비아전 취재를 왔던 '빌트' 기자는 한국으로 휴가를 왔는데 마침 울산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기가 열려 취재를 온 상황이었다. '빌트' 기자는 클린스만 감독의 성향을 묻자 "선수 때는 최고였으며 감독 때는 좋지 못했다"고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이후 이것저것 물어봤다. 한국에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여론과 현재 대표팀 상황,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어를 구사할 의지가 있어 보이는지 물었다.
그러면서 "이전 감독(벤투)은 언어와 문화를 배우려고 했느냐?"고 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어는 하지 못했지만 국내에 상주했다. 콜린 벨 감독은 일부 대답은 한국어로 한다"고 답했다. 그런 이후에 기자회견이 시작했다. 국내 기자들 질문이 나오다가 '빌트' 기자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전 대표팀 생활과 다르게 언어가 통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언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라고 질문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어로 질문을 하자 당황하면서도 "모두가 알다시피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통역을 통해 미팅을 한다. 통역과 함께 전술적인 이야기도 한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고민 중이다.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긴 여정을 통해서 한국어로 조금이라도 더 잘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아직은 너무 이르다. 압박은 없었으면 한다. 한국어는 어렵다. 공부를 더 잘하겠다. 문화도 다르고 대회도 유로, 북중미 골드컵처럼 차이가 있다. 시간을 두고 코칭 스태프와 함께 같이 적응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빌트' 기자는 클린스만 감독의 진지함을 보려고 한 듯하다. 독일에서 대표팀과 클럽에서 태도 논란으로 숱한 비판을 받았기에 한국에선 그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면서 있을 생각이 있는지 물었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의지를 밝혔다. 이후 6개월이 지났다. 상황은 위의 언급한 상황처럼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고 십여년전에 받았던 비판을 그대로 받고 있다.
웨일스전 전에 독일 '스포르트1'은 "클린스만 감독은 17년 전에 독일 대표팀을 지휘할 때도 거주지 문제로 비판을 받았다. 독일 감독으로서 독일에 거주해야 한다라는 비판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 상주했다. 약 20년이 지난 후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 있다. 그는 한국의 감독이다.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결국 해결할 수 있는 건 성적을 내는 것뿐이다"고 했다.
웨일스전에선 0-0으로 비겼다. 패하진 않았어도 내용이 최악에 가까웠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이 곧 열린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결과를 못 내면 상황은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직함을 달고 하고 싶은대로 하려면, 먼저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진지하지 않고 열정이 부족한 태도가 일관되면 지금까지의 논란은 시작에 불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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