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늘 빨리 끝내자, 한번 더 출석”... 영장청구 시간 끌기?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검사 질문 상당 수에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고 있는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날 수원지검 청사 15층 조사실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오전 조사 이후 40분쯤 휴식을 취한 이 대표를 상대로 오후 1시부터 다시 조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2시간 조사마다 20분 휴식을 반복하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민경(사법연수원 37기) 부부장검사와 박상용(38기) 검사가 이 대표 조사를 진행하고, 고검장 출신 박균택(21기) 변호사가 이 대표의 변호인으로 입회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이 대표는 대북 송금과 관련한 본인의 제3자 뇌물죄 혐의에 대해 상당히 많은 양의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의 질문 1개에 대해 이 대표의 답변만으로 2쪽 분량의 조서를 채우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답변 내용 대부분은 질문의 핵심을 피해갔다고 한다. 그리고는 답변 내용이 적힌 조서를 검사에게 돌려받은 이후 조서를 다시 자세히 살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앞선 4번의 검찰 조사에선 준비해 온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답변 대부분을 진술서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사건으로 조사 받을 땐 각각 A4용지 33쪽, 30쪽 분량의 진술서를 냈고,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선 6쪽 분량을 냈었다.
이 대표는 이날 조사 도중 “오늘 조사를 빨리 끝내달라” “한 차례 더 검찰에 출석해 2회 조사를 받겠다”는 등의 주장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의 수사 일정에 지장을 주기 위한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 반응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조사가 끝나면 조만간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사건’과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검찰의 영장 청구 시기를 늦추기 위한 ‘시간끌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법조인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자 판을 흔들려는 전략인 것 같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에 앞서 준비한 150쪽 분량의 질문지 중 핵심 내용 위주로 조사를 진행하고, 이날 조사를 마무리 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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