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끼에 새벽 3시부터 15시간 ‘포잡’…‘16살 가장’ 용일이의 하루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9. 9. 17:48
“제가 고등학교에 가면 돈이 더 많이 들잖아요. 집에 들어갈 돈도 많으니까 그냥 포기했죠. 지금은 공부보다 하나라도 더 배달해서 제 가족은 제가 지키고 싶어요”
아픈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편의점 컵라면과 김밥으로 하루 한 끼를 대충 때우고 하루 15시간 일하는 16살 가장이 있다.
국제구호개발옹호 NGO인 월드비전은 가족돌봄청소년 지원 캠페인 ‘돌봄의 무게-열여섯 용일편’을 최근 공개했다.
용일이는 파킨슨병으로 고생하는 할아버지와 교통사고 후 뇌출혈을 겪고 지적장애를 얻은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중학교 2학년 2학기 때부터 학업을 포기하고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의 하루는 새벽 3시 택배 아르바이트로 시작된다. 계단에 쪼그려 잠시 눈을 붙인 용일이는 낮에는 식당에서 일한다. 밤에는 야간 경비, 택배 등의 일을 한다.
최근에는 병원비를 더 벌기 위해 선팅숍에서 네 번째 일을 시작했다. 투잡도 쓰리잡도 아닌 포잡으로 그의 하루는 더욱 고되다.
끼니는 대부분 라면이나 김밥으로 대충 해결한다. 그것도 하루 한끼다.
몸이 고되고 쪽잠을 자는 힘든 상황에서도 그는 틈틈이 시간을 내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응급구조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다.
월드비전은 “힘이 들어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도 용일이는 가족을 위해 멈출 수 없다”며 “힘겹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용일이가 막막한 현실에 주저앉지 않도록 힘이 되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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