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엄마 시신 옆에서 구조된 4살 아들…또 이어진 ‘빈곤 참극’

전주 빌라서 40대 여성 숨진 채 발견…4세 아들 탈진한 채 발견
아들은 오랜 기간 음식 먹지 못한 듯 쇠약 상태…치료후 의식 회복
쓰레기·잡동사니 쌓인 집 안…경제적 어려움 겪었을 것으로 추정

전북 전주시의 한 빌라에서 빈곤에 시달린 것으로 추정되는 모자가 엄마는 숨지고 아들은 탈진한 채 발견되는 참극이 일어났다.

9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8일 오전 9시 55분쯤 전주시 완산구의 한 빌라 3층에서 A(40)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찰과 119구급대원이 발견했다.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돼 정확한 사망 시기를 추정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A씨 곁에는 그의 아들(4)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으나, 다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은 오랜 기간 음식을 먹지 못한 듯 쇠약한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세입자가 며칠째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 모자의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고 출동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집 안이 제대로 정돈되지 않았고, 곳곳에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등 아이를 키우기 적합한 환경이 아니었다고 한다.

현관문도 안에서 잠겨 있어 사다리를 이용해 빌라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은 침입 흔적이나 외상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 강력범죄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아이와 반려견을 홀로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간 채무가 있는 데다가 최근 집세를 내지 못한 정황 등을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기초생활수급비를 수령했는지와 병력 등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 수사를 통해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