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서울 30개월 만에 1억명 방문, 비결은"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이주의 유통人]

이혜원 기자 2023. 9. 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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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현대백화점 입사…목동점장·한섬 대표 지내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경험 파악 선행돼야" 강조
현대백화점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현대백화점이라는 공간과 플랫폼에서 고객들은 과연 어떤 가치와 경험을 원하는 지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사장)가 직원들에게 한 제언이다.

김 대표는 "미래의 고객인 밀레니얼·Z세대들에게 현대백화점을 어떻게 어필하고, 어떻게 브랜딩을 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숙제 중 하나"라며 "결국 백화점의 미래는 이들 새로운 고객층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제안한 고민과 방향성은 적중했다. 결국 '더현대 서울'을 한국을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로 등극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021년 2월 26일 개점한 더현대 서울의 누적 방문객 수가 지난달 25일 기준 1억명을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약 5100만명이 두 번씩 더현대 서울을 방문한 것과 같다.

더현대 서울의 방문객 수 추이를 살펴보면 오픈 첫 해인 2021년(2월~12월) 2500만명이 방문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방문객은 전년보다 1.5배 가량 늘어난 4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엔데믹이 본격화된 올해 들어선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 25일까지 3100만명이 더현대 서울을 찾아 누적 방문객이 1억명을 돌파했다.

더현대 서울은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도 목전에 두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매출 95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월평균 20% 가까운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 연말 무난하게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더현대 서울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인 2년 10개월 만에 '매출 1조원 돌파'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더현대 서울(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현대 서울의 '기록적인 기록'에 대해, 현대백화점 내부에서는 김 대표의 경험과 안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1960년 생으로 지난 1985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김 대표는 ▲기획조정본부 경영개선팀장 ▲목동점장 ▲상품본부장 ▲한섬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다. 2020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채널 내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김 대표는 이슈가 되는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스토어와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지속 유치해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영 앤 럭셔리'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이달에는 디즈니스토어, 내달에는 파이브가이즈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입점이 예정돼 있다. 올 연말에는 루이비통 매장을 오픈한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형제 경영' 체제 강화 기조를 택하고, 단일 지배구조를 완성하면서 경영 불안 요인이 제거된 점도 현대백화점그룹에는 중장기 호재로 인식된다.

지난해 9월 인적분할이 실패로 끝나면서 주주들의 불안이 가중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공개매수를 통해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완성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도 불안이 해소되면서 현대백화점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제 김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는 '역기저 효과'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백화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명품 수요가 집중되면서 호황을 누렸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97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3.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56억원으로 21.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56억원으로 같은 기간 52.3%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영업재개 ▲더현대서울 루이비통 입점 ▲판교점 디올 입점 등을 하반기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더현대 서울의 사운즈포레스트 (제공 = 현대백화점)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선포한 '비전 2030'의 핵심은 백화점 등 유통 중심의 사업구조를 종합생활문화기업(토탈 라이프스타일 케어 기업)으로 전환하는데 있다.

시장에서 확실한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 채널과 시너지가 나는 기업들을 M&A(인수합병)를 통해 확보함으로써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온·오프라인 플랫폼과 시너지가 나는 이종 사업, 잠재력 높은 시장에 진출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공격적으로 확보하고자 주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형종 대표는 "앞으로도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쌓아온 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와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고객을 행복하게, 세상을 풍요롭게'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치밀하게 고객을 연구하고 고객 지향적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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