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어찌 참았나” 지인 말에... 신학림 “대선 3일전 ㅋ” 뿌듯해 했다

장상진 기자 2023. 9. 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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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뉴스1

신학림 전 민노총 언론노조 위원장이 작년 대선을 사흘 남긴 시점에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 불리한 방향으로 자신의 ‘6개월전 인터뷰’를 짜깁기한 왜곡 기사가 소속 매체에서 나간 뒤,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공개대화를 광주KBS 간부 출신과 페이스북에서 나눴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대선을 사흘 앞둔 2022년 3월6일 밤 9시20분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검사 시절이던 2011년 대장동 사건 주범 중 하나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 일당의 부탁을 받고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봐줬다’는 취지의 기사를 김씨 육성 녹음 파일과 함께 보도했다. 부산저축은행은 대장동 개발 초기 자금을 댄 은행이다.

기사는 보도 시점으로부터 6개월 전인 2021년 10월 김만배씨와 전(前) 민노총 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씨 간 대화 녹취를 토대로 작성됐다. 최근 뉴스타파가 직접 공개한 당시 인터뷰 전체 파일과 비교해보면, 기사의 글과 영상은 곳곳이 짜깁기로 이뤄져 있었다. 대화 내용 수십초씩을 통으로 덜어내고 다른 문장의 중간에 이어 붙임으로써, 사실상 주어(主語)를 ‘박OO’에서 ‘윤석열’로 바꿔 마치 윤 대통령이 직접 브로커를 만나고 풀어준 것처럼 들리도록 만들었다.

시점도 문제가 됐다.인터뷰를 하고 녹취를 한 신씨는 뉴스타파와 용역 계약 관계를 맺은 ‘전문위원’, 즉 내부인이었기에 해당 기사는 인터뷰 시점에 보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6개월을 기다려 ‘대선 3일전’을 골라 보도를 내보냈다. 대선 전까지 반박과 반증을 거쳐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나기엔 촉박한 시점을 고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학림 전 민노총 언론노조 위원장과 정병준 전 광주KBS 보도국장이 나눈 대화./페이스북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에는 당시 신씨가 지인과 대화에서 이를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던 글이 남아 있었다.

페이스북을 보면, 보도 하루 뒤인 작년 3월7일, 정병준 전 광주KBS 보도국장이 신씨를 이렇게 칭찬한다.

“신선배 그나저나 대단하십니다. 그걸 품고 어찌 6개월을 버티셨습니까. ㅋㅋ 선거 이틀 전에 빠~ㅇ!ㅋ 저같으면 하루도 못참고 나불거렸을 거 같은데… ㅋ 큰 일 하셨습니다.”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끼칠 시점까지 기다린 인내’에 보내는 찬사였다.

그에 대한 신씨의 대답은 이랬다.

“3일 전입니다. ㅋㅋㅋ”

‘부끄러움’ 대신 ‘뿌듯함’이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신씨는 김만배씨와 이 인터뷰를 하던 시점에 책 3권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책이 그 정도 가치가 있기 때문이며, 인터뷰나 기사에 대한 대가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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