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서 ‘쓰레기 유물’ 나왔다…펩시콜라 말고 ‘이 콜라’는 뭐야?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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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쓰레기를 줍다보면 '유물 찾기'가 되곤 해요."
산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불가피한 쓰레기들은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내려오면 되는, 간단하고 당연한 해법이 있다.
플로깅단체 와이퍼스는 최근 SNS에 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들을 소개했다.
북한산에서 나온 이 쓰레기는 적어도 1992년 전에 버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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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산에서 쓰레기를 줍다보면 ‘유물 찾기’가 되곤 해요.”
북한산 자락에서 발견된 ‘쓰레기 유물’. 펩시콜라인데 이름 표기가 좀 다르다. 오타나 가짜가 아니다. 예전엔 이렇게 표기했었다. 그러니 이 쓰레기는 최소 30년은 묻혀 있었을 쓰레기다.
초코파이를 100원에 팔던 시절이 있었다. 산에 묻혀 있는 쓰레기엔 그 시절에 버려진 유물 역시 흔하다. 왜 우린 자연을 찾아 그 힘든 등산길에 오르면서 왜 꼭 쓰레기를 남기고 올까.
어느 지역이든 쓰레기는 문제이지만, 특히나 산에 버리는 쓰레기들은 수거한 이후도 난관이다. 줍는 것도 일, 옮기는 것도 일.
산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불가피한 쓰레기들은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내려오면 되는, 간단하고 당연한 해법이 있다.
플로깅단체 와이퍼스는 최근 SNS에 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들을 소개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게 바로 펩시콜라 쓰레기다.
펩시콜라는 1976년 한국에 출시할 당시엔 한글 상품명이 지금과 달랐다. 하지만 한글 표기가 안되는 문제로 ‘펩시콜라’로 바뀐 게 바로 1992년. 북한산에서 나온 이 쓰레기는 적어도 1992년 전에 버려진 셈이다. 무려 30년이나 산속에 묻혀 있던 셈.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다보면 나무와 땅과 쓰레기들은 서로 얽힌 채 방치된다. 그리고 대부분 쓰레기는 끝까지 썩지 않는다.
또 다른 ‘쓰레기 유물’, 바로 초코파이다. 한눈에 봐도 지금과는 크게 다른 디자인. 봉지 쓰레기에 적혀 있는 소비자가격은 불과 100원. 100원에 초코파이 한 개를 사먹던 시절이다. 겉면엔 1988년이란 연도가 찍혀 있다.
그 외에도 자키자키, 사라다 스낵 등 요즘 세대는 알지도 못할 ‘쓰레기 유물’들이 수두룩하다. 수십 년 간 썩지도 않는다. 황승용 와이퍼스 닦장은 “30~40년 지난 쓰레기가 아직 이렇게 멀쩡한 걸 보면 경각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와이퍼스는 북한산 인근 우이천에서 플로깅도 진행했다. 여기서도 오래된 쓰레기들이 다수 발견됐다. 황 닦장은 “30~40년 이상 멀쩡하게 남아 있는 쓰레기를 포함해, 29명이 함께 23kg 넘는 쓰레기를 주웠다”고 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선 우이천으로 내려온 너구리의 생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며 “너구리가 원래 살던 터전이 파괴되고 오염돼 인적에 가까운 지역까지 내려올 수밖에 없었단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산에 버려지는 쓰레기 중에는 담배꽁초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에도 누가 산에서 담배를 피우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등산길을 유심히 살펴보면 아주 쉽게 발견되는 쓰레기가 바로 꽁초다.
통계로도 증명된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재난정보분석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산불 원인 중 가장 많은 게 바로 담배꽁초 화재로 나타났다. 46.6%에 이른다.
최근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가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산소통, 음식 용기, 텐트 등이 어지럽게 버려져 있는 모습이다.
가장 중요한 건 절대 산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 그리고 눈에 보이는 쓰레기가 있다면 꼭 수거하는 것.
황 닦장은 “버려진 쓰레기이지만, 이를 줍는 행위가 우리에게 또 다른 행복을 주는 행동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무 뿌리와 쓰레기가 엉켜 자라고 3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쓰레기들을 보면 경각심이 배가 된다”고 덧붙였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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