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또 일어날까?...중국 수출 중단 외신보도에 우려 고개

노희근 2023. 9. 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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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10L 요소수 6통 사가더라" "2년 전 대란까지 가겠나"
우려·낙관 엇갈려…일부선 공급업체 물량 안풀고 주유소 판매 제한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요소수가 진열돼 있다. 2023.9.8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일부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2년 전 차량용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민 사이에 고개를 들고 있다.

공급업체가 물량을 풀지 않거나 주유소에서 판매를 제한하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2년 전처럼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요소수 수급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곳은 주유소다. 9일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 직원 김모(61)씨는 "공급받는 업체가 있는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어제 추가 주문을 하려니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김씨는 "정부에서는 수급에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한번 문제가 생긴 학습효과가 있다 보니 (업체가) 지금 물량을 안 푸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화물차가 많이 오가는 서울 양천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그제(7일) 뉴스를 보고 오후 10시께 한 번에 10L짜리 요소수 6통을 사 가는 사람도 있었다"며 "사장님이 아무래도 한꺼번에 많이 사 갈 것을 우려해서인지 어제부터 한사람당 2통으로 제한했다"고 말했다.

시민 사이에도 요소수 공급 감소로 가격이 급등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잇따랐다.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서 만난 택배 운전기사 배승현(43)씨는 "2년 전에 아주 힘들었다"며 "생계가 걸려있다 보니 운행을 중단할 수 없어서 1만원대이던 요소수를 9∼10만원을 주고 샀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이어 "그때처럼 되면 많이 힘들까 걱정되긴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 차모(44)씨도 "요소수 주문을 미루다가 중국 수출 중단 뉴스를 보고 아차 싶어서 온라인 쇼핑몰에 바로 주문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결제가 취소돼있더라"라며 "주유소에서 가득 넣었지만 가격이 조만간 확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2년 전 품귀 사태를 경험한 만큼 정부가 충분한 물량을 비축해두지 않았겠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종로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요소수 파동이 있었을 때 군부대의 요소수 비축 물량을 풀지 않았느냐"며 "정부도 재고를 그때보다 많이 쌓아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양천구 주유소에 주유하러 온 쏘렌토 운전자 전모(42)씨도 "예전만큼의 대란이 일어날까 싶긴 하다"며 "한번 문제가 있었던 만큼 정부에서 잘 관리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3.5t 스카이차를 운전하는 김영덕(53)씨는 "아직은 여유분이 있어서 당장 걱정은 없지만 재연될까 우려는 된다"면서도 "정부가 두 달 치 확보해놨다고 하니 요소수 가격이 올라 돈을 조금 더 주고 사더라도 두 달은 차가 굴러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상황을 지켜보고 필요하면 대책을 세우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에서 운전 일을 하는 송모(53)씨는 "2년 전에 요소수가 없어서 주위에서 모두 난리였다"며 "아직 걱정은 없지만 회사 차량에도 경유 차가 있다 보니 품절 대란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면 미리 사두든지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전날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차량용 요소 재고량은 공공비축분과 민간 재고량을 합쳐 60일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며 "9월 중 추가 수입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외신이 요소 수출을 축소했다고 보도한 업체는 화학비료업체로, 차량용 요소수 원료 등에 대해 중국 당국의 포괄적 수출제한 조처는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중국이 석탄과 석탄에서 생산되는 요소 등의 수출을 제한하자 국내에서 일시적으로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요소수는 경유차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쓰이는 촉매제로, 현재 운행 중인 대부분 경유차는 요소수가 부족하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노희근기자 hkr122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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