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이태큼스 우크라 지원 임박”···크름반도 사정권에 드나
미국이 크름반도까지 사정권에 넣을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태큼스는 우크라이나가 꾸준하게 요구해 왔던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은 그간 러시아를 자극하고 확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표해 왔다.
8일(현지시간) ABC방송은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곧 에이태큼스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에이태큼스가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며 곧 군사지원 패키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으며, 우크라이나가 이 무기를 인도 받을 때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그것들(에이태큼스)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면서 “계획은 공식적으로 발표될 때까지는 언제나 그렇듯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약 305㎞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미국과 영국 등의 지원으로 현재 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M270 다중발사로켓보다 사거리가 4배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가 이 무기를 확보하면 전선 너머의 러시아 병참기지나 사령부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또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름반도와 흑해의 러시아 세바스토폴 해군기자도 사정권에 넣을 수 있게 된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일했던 믹 멀로이는 ABC에 “크름반도 내 주 목표물은 지휘통제소, 탄약 시설과 같은 물류 허브, 공군 기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무기에서 열세를 겪으며 미국에 에이태큼스 지원을 거듭 요청해 왔지만, 미국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며 거부해 왔다.
지난해 7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를 자극하고 3차 세계대전을 부추길 수 있다”며 에이태큼스를 비롯한 장거리 미사일 지원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올해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1년 후인 지난달에는 “에이태큼스 장거리 미사일 지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다소 달라진 뉘앙스로 언급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지난 6월 초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예상보다 지지부진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는 데 난항을 겪자 미국 정부를 향한 지원 압력이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ABC는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개시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F-16 전투기 지원을 승인하는 등 지원 무기의 범위를 넓혀 왔다.
최근에는 민간인 살상 위험으로 국제적 금지 협약이 체결된 집속탄에 이어, 역시 유해성 논란이 있는 무기인 열화우라늄탄까지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최근 사정거리가 250㎞에 달하는 스톰섀도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바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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