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일진’ 김히어라? “제일 많이 때렸잖아” 피해자 녹취록 공개

김명진 기자 2023. 9. 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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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사과’ 전화하면서도 “제보하면 네 신상도 털려”
배우 김히어라가 지난 4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에서 학교 폭력 가해자 역을 맡았던 배우 김히어라(34)로부터 실제로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녹취가 9일 공개됐다. 김히어라와의 통화 녹취였다.

김히어라는 최근 학폭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이 ‘일진 모임’ 멤버였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행은 부인하면서 “방관한 잘못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김히어라를 향한 ‘학폭 폭로’는 더는 나오지 않았다. 외려 그의 ‘선행’을 알리는 증언이 속속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착한 일진’이라는 표현까지 만들어냈다. 이번 녹취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디스패치는 이날 김히어라와 원주 상지여중 동창생 A씨가 나눈 대화 녹취록을 보도했다. 전날 나눈 통화이고, 전화를 먼저 건 것은 김히어라였다고 디스패치는 설명했다. A씨는 대화에서 김히어라에게 당한 폭행 사실을 반복해 언급하고, 김히어라는 사과하거나 때론 별다른 답을 하지 않으면서 그에게 만남을 요청한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통화 초반 부분에서 “나는 네가 언젠가 터질 줄 알았다”고 말하고 김히어라는 “그렇지 미안해”라고 답한다.

A씨는 김히어라에게 “네가 날 제일 많이 때린 거 같다”고 말했다. 김히어라는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녹취 정황을 보면, 김히어라는 인기 드라마 ‘더글로리’가 끝난 뒤 A씨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학폭 제보’가 들어간 뒤였다. A씨는 “때린 건 인정하느냐”고 물었고, 김히어라는 “미안해 많이”라고 답했다.

김히어라는 A씨에게 만나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내가 너를 왜 만나야 되는데”라며 거절했다. A씨는 김히어라에게 ‘인정’을 원한다고 말한다. ‘학폭 가해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라는 취지로 보인다. 김히어라는 그런데 이 말에 “그러면 내가 인정할게. 그런데 네가 제보를 하면 너네 신상까지 털린다”고 답한다. 이 말에 A씨는 반문한다. “우리는 피해자고, 너는 가해자야. 우리 신상? 그게 왜? 우리가 죄 지은 거 아니잖아. 네가 죄지은 거지.”

김히어라는 재차 사과의 뜻을 밝힌다. “네가 필요한 만큼 매번 진심으로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그러나 A씨는 “더 힘들어야지. 내가 기다렸거든. 이 순간을. 뻔히 알면서 유명해질 생각을 했니? 대단해”라고 말을 받는다. 그러면서 김히어라의 만남 요구에 “내가 널 만나면 사과를 받아준다는 의미”라며 “인정하고 자숙하라”고 답한다.

폭행이 있었던 상황도 다소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A씨는 “노래방에 불러서 때리고, 바깥에서 때리고… 너는 맨날 나만 괴롭혔다”라고 말한다. 김히어라는 이에 별다른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A씨가 되물었다. “너 폭언 폭행 안 했다며?” 김히어라는 답하지 않았다. “어라야. 너 그냥 방관자였다며. 니가 니 입으로 그렇게 말했잖아. 그런데 너 방관자 아니잖아. 너 우리 안 때렸어? 나 안 때렸어?”라고 물었을 때도 김히어라는 답하지 않는다.

그러자 A씨는 “네가 나를 제일 많이 괴롭혔던 것 같은데. 이해를 못하겠는데”라며 특정 사건을 언급한다. A씨는 “일을 보러 가고 있었어. 너는 ‘XX년아, 빨리 안오면 (다른 친구들이랑) 때려버린다’고 했지. 난 그때를 기억해”라며 “비오는 날, OO중 골목으로 기억해. 그날 X를 코피날 때까지 때렸지?”라고 증언한다. 김히어라는 이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듯 “내가?”라고 말한다.

'더 글로리' 스틸컷. /넷플릭스

김히어라는 대화 말미에 또다시 만나서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언제라도 만날 기회를 주면 한 번만 만나서 사과하게 해줘.” A씨는 끝까지 거절했다. “나는 너에게 사과나 그런 걸 듣고 싶지 않아. 그랬으면 진작 다른 애들처럼 널 만났겠지. 난 이 순간을 기다렸다니까. 그러니까 밥 잘 먹고 그랬으면 좋겠어. 무슨 말인지 알지?” 이 말을 들은 김히어라는 “그동안 힘들게 해서 미안해”라고 말했고 그 뒤 통화는 끊어진다.

앞서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지난 6일 김히어라가 상지여중 재학 당시 일진 모임인 ‘빅상지’ 멤버였다고 보도했다. ‘빅상지’는 갈취‧폭행‧폭언 등으로 악명 높은 모임이며 일부 제보자는 김히어라의 담배 심부름을 하거나 돈을 빼앗겼다고 말했다고 디스패치는 전했다.

당시 김히어라는 매체를 통해 빅상지 멤버였음을 인정했지만 폭행, 갈취 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저 “방관한 잘못이 크다”고 했다.

그는 디스패치에 보낸 손편지에서는 학폭 의혹이 불거진 것을 두고 “제가 친구들을 때리는 등 주동자의 역할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전혀 상상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과거에 착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성숙했을 때를 인정하나 아무 이유없이 누군가를 가해한 적은 정말 없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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