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봉황대기 결승전 전승' 대구고, 8번째 전국제패... 양현종 9회말 2사 극적 동점타 [목동 현장리뷰]
대구고는 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세광고를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대구고는 2008년, 2010년, 2018년에 이어 또 한 번 봉황대기 정상에 오르며 통산 8번째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봉황대기에서만큼은 결승전 전승을 기록하며 통산 4번째 우승으로 경북고, 충암고와 함께 봉황대기 최다 우승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발 김민훈이 6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고, 두 차례 만루 찬스를 놓쳤던 대구고 타선은 9회말 2사에서 양현종이 극적인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뒤이은 10회말 승부치기에서도 1사 만루에서 이찬이 번트 안타를 치면서 짜릿한 역전승에 성공했다.
한편 세광고는 송진우(58)가 이끌던 1982년 황금사자기 이후 41년 만에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선발 김진서의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세광고는 황제상(지명타자)-이예찬(2루수)-김지민(우익수)-이상묵(중견수)-박준성(포수)-신하준(1루수)-이정재(3루수)-연제휘(유격수)-김태현(좌익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은 김진서. 대구고는 진현제(중견수)-손우현(유격수)-이승민(2루수)-박우열(1루수)-양현종(3루수)-권혁빈(우익수)-이재윤(포수)-김창범(지명타자)-이찬(좌익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김민훈.
세광고는 4번타자 박지환(18), 대구고는 에이스 배찬승(17)이 각각 제31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에 차출된 가운데 전반적으로 강한 타선을 지닌 대구고의 우세가 점처졌다.
경기 초반 양 팀 선수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올해 20도루를 기록 중인 대구고 진현제가 세광고 2루수 이예찬의 실책으로 출루 후 2루에서 잡히는가 하면, 대회 내내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던 대구고 이승민은 2회 포구 실책으로 박준성의 출루를 허용했다.
가장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대구고였다. 대구고는 3회말 김창범이 볼넷 출루 이찬이 우전 안타 후 도루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후 세광고 1루수 신하준이 더듬는 사이 진현제가 빠른 발로 살려 1루에 세이프, 1사 만루가 됐다. 하지만 여기서 손우현이 1루수 인필드 플라이, 이승민이 2루수 뜬 공으로 물러나며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을 세광고가 깨트렸다. 세광고는 7회초 1사에서 이정재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가운데 연제휘가 좌전 안타로 1, 2루를 만들었다. 뒤이어 9번타자 김태현이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깊숙한 2루타를 때려내면서 2루 주자 이정재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후 대구고 입장에선 아쉬운 수비도 나왔다. 바뀐 투수 김민준이 강하게 바운드된 황제상의 타구를 껑충 뛰었음에도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3루 주자 연제휘의 득점을 허용했다. 곧바로 1루로 송구해 2아웃, 타석의 이예찬을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끝냈지만, 뼈아픈 실책이었다.
대구고는 부담감이 커보였다. 7회말 2사에서 진현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손우현이 2루수 키를 넘기는 우전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이승민이 세광고 3루수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타석에는 4번 타자 박우열. 이윤재-박준성 세광고 배터리는 계속해서 낮은 쪽으로 박우열의 스윙을 유도했고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삼진 후 포효하는 이윤재의 모습이 백미.
하지만 계속해서 두들기던 대구고 타선도 마침내 결과를 보여줬다. 대구고가 0-2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진현제가 사구, 손우현이 좌전 안타로 출루해 무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이승민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세광고 투수 이윤재가 보크를 범하며 1사 2, 3루로 기회는 이어졌다. 박우열이 7회에 이어 또 한 번 헛스윙하면서 끝날 듯 보였으나, 양현종이 이윤재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주자를 1, 2루에 두고 시작하는 연장전 승부치기에서 대구고 투수 김민준은 뛰어난 수비를 보여줬다. 타석의 양우석이 보내기 번트를 시도한 것이 투수 글러브로 향하자, 바로 잡아내 직선타로 원아웃을 만들었고 곧장 2루로 던져 2아웃을 끌어냈다. 이미 세광고 주자들은 2, 3루로 향하고 있었기에 1루로 던져 가볍게 병살타가 됐고 순식간에 이닝이 끝났다.
10회말 대구고는 이재윤이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류현서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이찬이 번트 안타로 끝내기에 성공했다. 세광고 1루수가 홈 송구를 시도했으나, 3루 주자의 득점이 한 발 더 빨랐다.
목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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