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만 기대지 않겠다” 中과 손잡는 중동…K-방산에도 ‘러브콜’? [비즈360]
러-우 전쟁 이후 국방력 강화 수요 꾸준히 증가
“K-방산 기업들 기회 많아질 것”
하반기 ‘사우디 잭팟’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미·중 패권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오랜 우방이자 최대 무기 수입국인 중동 국가들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정세의 급변에 따라 현재 전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는 국내 방산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그동안 미국 무기를 수입하는 상위 10개국에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만 4개 국가가 꾸준하게 포함돼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총 6410억 달러(약 854조원) 상당의 무기를 미국에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국 기준으로 미국의 해외 무기 수출액 1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중국과 다목적 드론을 공동 제작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 분류됐던 UAE 역시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고등훈련기 48대를 전격 수입하는 등 ‘신 밀월관계’ 형성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1932년 건국된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동안 미국 군사력의 강력한 비호 아래 오일머니를 빠르게 확장해 왔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는 석유 감산 문제로 미국과 빈번하게 충돌 중이다. 반면 중국과는 첨단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경제 협력을 광범위하게 확장하고 있다.
중동 지역 정세 변화의 배경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걸프만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가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데 집중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다고 여기고 있고, 이런 정세 판단을 배경으로 걸프만 국가들이 과거보다 더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미국의 비호가 약해지면서 중동 국가들의 자체적인 국방력 강화 수요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석유 등 에너지 분야에서 독자 노선을 걷고 중동 지역의 경찰 역할에서도 빠지면서, (한국 등 다른 국가들에게) 중동의 방산 시장은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예산은 750억 달러(약 96조원)로 전세계 5위권을 기록했다. 그전에는 미국·중국에 이어 3위권이었지만 네옴시티 등 대규모 국책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다소 순위가 밀렸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국방비 비중을 언제든지 높일 공산이 크다는 평가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국내 방산업계도 중동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K-방산은 작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비용 대비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국산 제품들이 미국 무기 기반으로 제작돼 있어 걸프만 국가들이 기존에 구입한 무기와 호환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당장 업계에서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등 올해 하반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 잭팟’이 터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방어체계인 천궁-II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협상이 현재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르면 연내 계약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토면적과 행정기관·유전·산업시설·군사기지 등 전략적 가치가 있는 자산의 수가 UAE 대비 훨씬 크고 많다”면서 “계약이 실제 성사될 경우 전체 수주규모는 지난해 UAE 계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은 작년 UAE와 4조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월 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중동·아프리카 지역 최대 방산전시회 ‘아이덱스(IDEX) 2023’에서는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이 총출동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초 아부다비 지사를 개소하고, 이곳을 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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