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 글로벌시장 겨냥 빅데이터 등 신기술 속속 도입

양호연 2023. 9.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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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한진, 경쟁력 확대 분주…하반기 실적 기대감↑

[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물류업계가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적용하는 등 경쟁력 확대에 분주하다. 아울러 글로벌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서는 등 해외시장 선점에 공들이고 있다.

접착식 라벨 대신 먹물분사형 바코드가 박스 측면에 표기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9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빅데이터 기술을 개발·적용하며 친환경 효과와 물류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빅데이터 기반의 '박스 리빌딩' 기술을 자사 풀필먼트센터에 적용해 배송박스 크기가 평균 19%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또 접착식 라벨 대신 박스에 직접 바코드를 표기하는 '먹물분사형 바코드'를 통해 코팅라벨 사용량도 4년간 6400만 장을 절감했다.

CJ대한통운이 자체 개발한 패키징 기술 '박스 리빌딩'은 상품별 체적 데이터와 주문정보를 조합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크기의 박스를 찾아내 물류 현장에 투입하는 시스템이다. 불필요한 과대포장이 방지돼 친환경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난해 군포 센터에 성공적으로 도입한 후 곤지암·용인 등 5개 센터로 확대했다.

배송박스 크기가 축소됨에 따라 골판지 사용량이 줄었을 뿐 아니라, 내부 빈 공간에 넣는 완충재나 포장테이프 등의 부자재 사용량도 줄어들었다. 운송차량에도 더 많은 박스를 실을 수 있어 1회당 배송 가능한 물량도 늘어나면서 탄소배출량도 감소한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물류현장에 적용함으로써 친환경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운영 효율성까지 높였다.

2019년부터 현장에 도입한 '먹물분사형 바코드'는 상품의 종류와 수량을 확인하기 위한 바코드를 별도 라벨에 인쇄해 부착하는 대신 박스에 직접 표기하는 기술이다. 실제 먹물은 아니지만 오징어가 먹물을 뿜듯이 잉크를 분사한다고 해 물류현장에서는 '오징어먹물 바코드'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를 통해 CJ대한통운이 절감한 코팅라벨 6400만 장의 총면적은 44만8000㎡로 축구장(7140㎡) 63개에 달하는 규모다. A4 용지 1장이 라벨 16개 크기와 유사하고 A4 용지 1만 장 생산에 30년생 나무 한 그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800그루의 30년생 나무를 살린 셈이다. 여기에 라벨 제작에 필요한 플라스틱 필름 코팅과 접착제로 인한 탄소 배출량까지 감안하면 직간접적 친환경 효과는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 5일 서울패션위크 내 'SWOOP(숲)' 홍보 부스 운영 모습. [사진=한진]

한진은 '원클릭 글로벌'의 파트너사 제휴와 제반 인프라를 확대하고 서비스 활성화에 나서는 등 글로벌 시장 선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원클릭 글로벌'은 한진이 지난해 론칭한 국제특송 서비스로서 국내 중소 이커머스 판매들이 쉽고 빠르게 해외 시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물류 플랫폼이다.

이는 기존 2019년 10월에 선보인 소상공인 전용 간편 국내 택배 서비스인 '한진 원클릭 서비스'를 국제특송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확대한 것으로 중소 판매자들의 '해외 배송' 어려움을 덜기 위한 취지의 서비스다. 원클릭 글로벌은 실제 국내 입고를 비롯해 통관, 국제 운송장 출력 과정을 간소화하고 결제·국내 픽업·쇼핑몰 제작 등 여러 제휴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 쉽게 돕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반영하듯 거래량은 올해 2분기 기준 전분기 대비 377%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7월 역시도 전월 대비 48% 증가세를 나타내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진에 따르면 배송 가능 국가는 현재 크로스보더 물량이 가장 많은 미국,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5개국으로 향후 호주 등 K-콘텐츠 수요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K-패션 해외 진출 지원 서비스 'SWOOP(숲)'이 '2024 S/S 서울패션위크' 트레이드쇼에 참가하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상으로 '해외 물류 상담 데스크'를 운영하는 등 해외 패션물류 파트너로서 역할 확대에 나섰다.

업계에선 단가 인상과 서비스 확대, 해외 사업 확장 등으로 물류업계가 올 하반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우선 CJ대한통운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며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5.5%, 13.5%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매출은 3분기 3조354억, 4분기 3조1141억, 영업이익은 3분기 1184억, 4분기 1195억 등 상승 추세가 점쳐진다.

한진도 올해 2분기부터 본격화된 택배 가격 인상효과가 하반기 지속되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진은 택배단가 인상과 더불어 GS 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화주 및 팀프레시 등 이커머스 화주 중심으로 물량이 증가하며 매출이 상승한 바 있다. 특히 휠소터 등 자동화 기기 설치, HUB 네트워크 활용을 통한 간선 경유지수 절감, 간선 적재율 개선 등으로 운영원가가 절감되는 환경에서 택배 가격 인상효과가 본격화되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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