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식사 대신 휴식 후 조사 임해…"쌍방울 불법 송금이 대납 둔갑"(종합2보)
단식 10일차, 점심 대신 휴식시간 가져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단식 10일 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다.
오전 조사를 마친 이 대표는 단식 중인 상황이라 별도 점심시간 없이 휴식 시간만을 갖고 오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이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는 별도 티타임 없이 바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는 그동안 수사를 도맡아 온 수원지검 형사6부 송민경(43, 사법연수원 37기) 부부장검사와 박상용(42, 사법연수원 38기) 검사가 투입된다.
검찰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15층 조사실 옆에 의료진도 대기 시킨 상태다.
수사팀은 이번 조사를 위해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다만, 이 대표의 단식이 열흘째 되는 날인 만큼 건강상태를 고려해 조사 시간을 줄일 수 있게 핵심 질문만을 정리해놓은 질문지 등도 추가로 준비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앞서 8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한 이 대표는 진술서로 대부분의 답변을 갈음했던 지난 검찰 조사와 달리 일부 구체적인 상황 설명도 하는 등 검찰 질문에 답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진술서 요약본을 검찰 조사 시작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진술서에서 "쌍방울의 주가부양과 대북사업을 위한 불법 대북송금이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 대납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의 증거라고는 그 흔한 통화기록 같은 물증은 단 하나도 없고, 오직 이화영의 진술과 이화영에게 전해 들었다는 김성태의 진술뿐"이라고도 했다.
오전 조사를 마친 이 대표는 별도 점심시간 없이 20여 분가량 휴식만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 중인 상황에서 검찰이 점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의사를 묻자, 휴식 시간을 요구했단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심야 조사는 가능한 하지 않고 마무리하겠단 계획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2019년 김성태 전 회장이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500만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대신 북한에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관련자 진술 및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경기도, 국정원 문건 등을 토대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을 인지 및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7, 8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의 재판 증인으로 나와 "대납을 결정할 때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면서 "이재명 지사도 쌍방울의 대납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오던 이 전 부지사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입장 일부를 번복하기도 했다.
다만, 이 전 부지사는 지난 7일 자필 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진술 번복 이유에 대해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으면서 이재명 지사가 (대북송금에)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부지사는 앞서 검찰 진술이 허위라는 배우자와 모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법정과 검찰에서 수회에 걸쳐 '검찰 진술은 사실이며 배우자의 주장은 오해로 인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며 반박한 상태다.
한편,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전 취재진 앞에 서서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그것도 역시 잠시간일 뿐"이라고 준비된 메시지를 읽었다.
이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았다는 것이 역사이고 진리"라며 "정치 검찰을 악용해서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잠시 숨기고 왜곡할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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