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행사장서 도발 '라이브 방송'…폭행 당한 유튜버, 응급실행

지난 7일 유튜버 A씨와 B씨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조직 행사가 벌어지고 있던 수원월드컵경기장 웨딩홀을 찾아갔다가 폭행 당하는 영상을 송출했다. /사진=뉴시스

유튜버들이 폭력 조직의 행사장을 찾아가 난동을 피우던 중 조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유튜버 A씨와 B씨는 지난 7일 조직 행사가 벌어지던 수원월드컵경기장 웨딩홀을 찾아갔다가 폭행당하는 라이브 방송을 내보냈다.

영상에서 A씨는 폭력조직 두목으로 추정되는 이의 이름을 부르며 "너희 보스 안 나왔나 보네. 무슨 왕좌냐. 대물림하게"라면서도 "구독과 좋아요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후 반대쪽에서 조직원이 욕하며 다가오는 소리 들리자 "누가 욕했니. 온다, 온다"라며 카메라의 방향을 조직원들로 돌렸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A씨와 B씨에게 오자, 이들은 큰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영상을 송출하던 A씨의 휴대전화는 심하게 흔들렸고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사건이 일단락된 후 방송은 재개됐다. 현장에는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들은 경찰의 만류에도 서로 공격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이들은 과거 자신들, 주변 지인들과 갈등이 있었던 폭력 조직원의 사과를 받고자 행사장을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게 "나 또 맞을 거다. 나 맞았으니까 앰뷸런스를 부르던가. 나 때린 놈 데려오던가. 핸드폰도 부서졌다"며 조직원들을 향해 "XXX 여기로 오라고 해. 이 배신자 XX야"고 큰소리쳤다. B씨 역시 "재물손괴에 폭행까지 징역 잘 살아라. 구속 업"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영상 촬영을 중지하라는 경찰의 통제에도 "지금 4000명이나 보고 있다"며 쉽사리 따르지 않기도 했다.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다시 라이브 방송을 켜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에게 "(조직원이) 제 다리를 발로 차서 삔 상태고, 얼굴은 주먹으로 맞았다"며 맞은 부위에 대해 설명한 후 응급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A씨가 끼고 있던 안경은 찾아볼 수 없었고, 입술 내부에는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병원에서 휠체어를 탄 모습을 공개했다. 이어 자신의 계좌번호를 공개하며 "MRI 값이 너무 비싸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유튜버들에게 직접적인 폭행을 가한 조직원 2명은 폭행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