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팔리려나”…12일 공개되는 ‘이것’에 삼성이 떠는 이유 [홍키자의 빅테크]
테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매년 가을이면 기대하는 빅 이벤트 중에 하나죠. 아이폰15 시리즈는 14 시리즈와 같이 기본, 플러스, 프로, 프로맥스 등 4종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아이폰15 기본 256GB 모델이 135만원선일 것이라고 관측됩니다.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하나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것은 꽤 오래된 일이죠.
스마트폰 한번 사면 몇년동안 안바꾸는 분들에게 좀 눈길가는 얘기는 이번 15시리즈의 충전단자가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C 타입으로 바뀐다는 것 정도겠네요. 12일에 아이폰15가 공개되면, 한국에는 10월 초 정도에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늘 나오는 스마트폰이 무슨 대수냐’라고 버럭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15 판매는 어쩌면 스마트폰 시장을 재편할 마지막 ‘키’가 돼 버릴지도 모릅니다. 아이폰15가 얼마나 팔리느냐가 곧장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가 될 겁니다.
이유는 북미와 아시아 시장의 침체입니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 등 이슈가 계속 불거지며 소용돌이 안으로 빠져들었고, 대중들의 스마트폰 수요도 크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전 세계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회사는 삼성전자였습니다. 그 다음이 애플이었죠.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은 2억579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시장점유율 22%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애플은 2억3220만대를 출하하며 19%였습니다. 그 뒤를 샤오미(13%), 오포(9%), 비보(9%) 등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는 판매량마저 애플이 이길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미 삼성은 상반기에 애플에 크게 밀렸습니다.
옴디아 조사결과를 보면 올 상반기 아이폰14 모델이 출하량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차지했습니다. 2650만대가 출하된 애플의 아이폰14프로맥스가 1위였고, 아이폰14프로와 아이폰14 기본모델이 출하량 2, 3위였죠. 4위도 아이폰13 기본모델이었습니다. 모두 프리미엄폰이었고요.
삼성 갤럭시는 5위였는데, 20만원대의 보급형 갤럭시A14 모델이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판매됐습니다. 아이폰15가 9월부터 본격 판매되면, 올해 안에 매출과 판매량 두 지표에서 모두 애플이 1위를 차지하게 되는 겁니다.
애플은 매년 아이폰과 맥북 및 기타 기기를 조립·생산하는 주요 공급업체를 지정합니다. 지난해에는 188곳에 달했죠.
최근 몇년동안 애플은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10년 전인 2012년 대비 증가폭이 가장 큰 국가 두 곳이죠. 애플 협력업체가 없었던 인도에는 14곳이 생겼고, 베트남은 19곳으로 늘었습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공급망을 쪼개고 있는 것이죠. 이번 아이폰15도 인도에서 생산돼 배송될 예정이니, 공급망을 서서히 새로 깔고 있는 겁니다. 물론 여전히 애플 제조 파트너사 80%는 중국에 있긴 합니다.
물론 리스크는 많습니다. 베트남과 인도의 공급망 생태계를 중국 수준으로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것이죠. 중국의 인프라, 노동력, 공급망 지식 등이 축적된 수준이 꽤 되기 때문입니다. 새 물류망을 구축하고 새 인력을 육성하는데는 비용이 꽤 들겠죠. 공급망 비용이 더 들면, 기존보다 아이폰 등 기기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테고요. 그럼 더 많은 기기를 파는데 어려움을 겪겠죠. 공급망 관리가 곧 제품의 가격이니까요.
하지만 이 공장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 정부가 강력 봉쇄 조치를 시행했고, 직원들이 대규모로 이탈한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탈출한 이들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 뽑은 노동자들도 수당 문제로 대규모 시위에 나섰죠. 이 사태를 계기로 애플은 공급업체들에게 인도나 베트남에서 제품을 더 많이 조립하도록 계획하라고 지시해다고 전해집니다.
공급망 관리(SCM)의 최고 전문가인 팀쿡 CEO가 직접 공급망을 챙기고 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팀 쿡을 CEO로 앉힌 게 바로 IBM 등에서 터득한 공급망 노하우였죠. 1990년대 말 당시 컴퓨터가 주력이던 애플은 팀쿡 영입이후 놀라운 변화를 맞습니다. 팀쿡은 당시 핵심 공급업체를 100곳에서 24곳으로 확 줄여 협상력을 높였고요. 애플의 창고 19곳 중에서 10곳을 폐쇄하며 재고를 줄였습니다. 창고에 물건을 쌓아두는 것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에, 그 비용을 효율화한겁니다.
1998년 당시 잡스가 1개월분으로 줄였던 재고는 쿡 입사 후 6개월도 되지 않아 6일분까지 줄였고, 1999년 가을에는 2일분까지 재고가 줄었습니다. 이틀이면 다 팔 수 있는 수준으로 상품을 만들고 쌓아둔 것이죠.
잡스처럼 혁신이 없다고 한때 비판받았던 쿡이지만, 모든 상품이 이동돼야 하는 물류의 시대인 현재, 공급망 관리 역량이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입니다. 얼마나 빠르게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제조라인을 바꿀 수 있느냐가 스마트폰 최강자의 자리를 더 빨리 거머쥐느냐를 결판나게 할겁니다.
애플 시가총액이 현 시점 기준 12~18개월 안에 최대 4조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254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죠. 이미 지난 7월에 종가 기준 3조 달러 시가총액을 돌파했는데, 이는 1976년 4월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등이 애플을 창립한 지 47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3조 달러가 어느정도냐면, 지난해 GDP 기준 영국 수준입니다. 영국이 3조 달러 GDP를 달성했고, 전 세계 6위였죠. 4조 달러는 지난해 독일이었고, 4위였습니다. 1~3위 미국, 중국, 일본입니다. 애플이 나라라고 하면 미국, 중국, 일본, 애플 순이 되는 겁니다.
이 모든 대업의 시작이 바로 아이폰15의 출시와 판매입니다. 애플 주주라면 아이폰을 교체하는 게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는 판단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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