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쪽 진술서’ 공개한 이재명 “이화영·김성태 궁박한 처지, 진술 신빙성 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9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8쪽 분량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이상한 수사’로 규정하며 “진술인(이재명)에 대한 혐의가 터무니없는 허위임을 밝히고자 진술서를 제출한다”고 썼다.

이 대표가 공개한 진술서를 보면 그는 먼저 “검찰의 쌍방울 관련 수사가 이재명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방북비 대납’으로 바뀌었다”며 “쌍방울의 주가부양과 대북사업을 위한 불법 대북송금이 이재명을 위한 대납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가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대북 사업을 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경기도가 부담해야 할 스마트팜 조성 비용 500만달러와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쌍방울 측에 부담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나 이에 대해 “500만 달러는 쌍방울의 대북사업 이행보증금”이라고 주장했다. 스마트팜 조성 사업은 남경필 전 지사 때부터 해온 사업이며, 이 사업과 관련해 북측에 현금을 주는 어떤 결정도, 약속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애시당초 ‘대납’이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성태가 이 대표 ‘방북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대신 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김성태가 북에 주었다는 300만 달러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주었는지 계속 바뀌어 실제 지급했는지도 의문”이라면서 “실제 돈을 주었다면 김성태 자신의 방북과 공개합의 대가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내세우는 증거가 ‘물증’은 없고 이화영과 김성태의 ‘입’에서 나온 말뿐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화영과 김성태는 구속 재판 중에 계속 수사를 받는 등 궁박한 처지에 있어 신빙성이 매우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