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민방위 무력 열병식' 참석...딸 주애와 주석단에 나란히 앉아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수립 75주년 '9·9절'을 맞아 열린 '민방위 무력열병식'에 참석했지만 연설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딸 주애와 주석단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통일외교안보부 최두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번이 올해 세 번째 열리는 열병식 아닙니까. 일단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일단은 열병식은 어제 열렸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을 보면 오늘 같은 경우에는 조선중앙TV에서 오늘 어떤 순서로 하겠다, 이런 식의 예고 방송이 나왔는데 예고에는 없었지만 조금 전 낮 12시부터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TV에서 녹화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열병식은 약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은 어젯밤 늦게 식전 행사를 연 데 이어 오늘 새벽 0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앵커]
민방위 무력 열병식이라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 겁니까?
[기자]
그러니까 민방위 무력 열병식이라고 북한에서 이름을 붙였는데 이번 열병식은 그러니까 조선인민군, 그러니까 북한 정규군이 아닌, 우리 예비군에 해당하는 그 노동적위군 부대를 위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비롯한 북한의 전략무기도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열병식이 아니라 ICBM이 없는 열병식이었던 셈입니다.
대신에 모터사이클 종대 등이 평양의 김일성광장을 누볐습니다.
또 트랙터나 트럭 같은 생활노동장비가 주로 등장했는데요.
앞서 지난 2021년 노농적위군 중심의 민간 무력 열병식과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 열병식의 관전 포인트라고 하면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열병식이 시작되기 전에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관전포인트가 세 가지 정도가 있는데요.
일단은 지난 7월 열병식에 이어서 이번에도 북중러의 결속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 첫 번째 포인트고요.
두 번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연 이번에는 육성연설을 했을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인 주애가 이번 열병식에 등장할지 정도로 꼽을 수가 있었는데 일단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북중러의 결속 그림은 결과적으로는 그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에는 연설을 안 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는데요.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그리고 7월 열병식에서도 연설을 안 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은 안 했으니까 이번 열병식에서는 연설을 할 거다, 이런 관측들이 나왔던 것도 사실인데 결국에는 안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어제 북한 매체들이 보도로 나온 지난 6일 열렸던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에서 6개월여 만의 육성 연설에 나섰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에 딸 김주애가 또 나왔는데... 돋보였어요. 눈에 띄는 주인공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에는 김주애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그런 편집이 눈에 띄었다….
일단 열병식 녹화방송을 봤을 때 그렇게 판단이 되는데 그런 이유들에 대해서 한번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같은 경우는 딸 주애와 함께 열병식에 참석을 했는데요. 주애가 앉은 자리에 주목해야 됩니다.
주애는 김 위원장과 주석단에 나란히 앉은 모습이 나왔는데요.
김 위원장과 주애가 이렇게 둘이 클로즈업되는 모습도 나왔고 김 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웃거나 박수 치는 그런 화기애애한 모습들이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연출이 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정한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이런 부분들이 눈에 띄는데요.
주애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건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의 해군사령부 방문에 동행한 이후 약 12일 만입니다.
열병식만 놓고 봤을 때는 주애는 지난 2월 북한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이어서 이번이 두 번째 열병식 참석인데요.
이에 따라서 일각에서는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이 아니냐 이런 관측도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주애가 군사 행보에 주로 등장했다는 부분들은 아무래도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이기도 한데요.
아무래도 백두혈통을 강조해서 주민 결속을 다지기 위한 그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런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그런 측면도 있다는 부분도 명심해야겠습니다.
[앵커]
화면으로 보더라도 김주애의 표정이 상당히 밝아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저도 이번에 열병식 영상을 봤을 때 김주애가 상당히 밝은 모습들을 연출했거든요.
그러면 왜 그랬을까 하는 부분을 보면 영상을 보시면 열병식에서는 반소매 정장 차림의 주애가 시종일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보시는 것처럼 담소를 나누거나 또 웃는 모습들이 자주 나오고 있는데 앞서 통일부에서 발표한 내용이 있습니다.
통일부에서는 김주애에 대해서 최근에 표정이 어둡고 의전에 힘들어하고 지쳐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인다, 이런 분석이 나온 바가 있는데요.
김주애의 오늘 열병식을 제외하고 16차례 공개행보를 관찰한 결과인데 처음에는 김주애가 공식석상에 등장했을 때 얼굴이 밝았다가 최근 점점 들어서면서 표정이 어두워지고 의전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식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북한이 우리 언론 보도를 의식해서 김주애의 밝은 모습을 일부러 연출한 것 아닌가, 이건 지켜봐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서두에도 얘기를 드렸습니다마는 이번 열병식이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열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북한이 이렇게까지 열병식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일단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렇게 봐야 하는데 북한이 1년에 무려 세 번이나 열병식을 연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에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극심한 북한의 경제난 속에서 북한의 내부 체제 결속, 그런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통일부의 설명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김인애 / 통일부 부대변인(어제) : 1년에 세 번 열병식을 개최하는 게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북한 내부 체제 결속의 필요성이 있다는 방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이번 열병식이 북중러 밀착 과시의 무대가 될 것이다, 이런 관측도 있었는데 이번에 러시아 대표단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어요.
[기자]
저도 방송을 보다가 올라왔는데 러시아 대표단의 모습을 저는 일단 확인은 할 수 없었습니다.
북한 매체 보도에서도 러시아 대표단 얘기는 빠져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요.
열병식에는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고 열병식 영상에서도 나왔지만 러시아는 별도로 대표단을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다만 군 협주단과 북한 주재 외교 대표를 참석만 언급돼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북중러 결속 무대로 여겨졌는데 북러가 다음 주중에 아무래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 이런 관측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그런 의미에서 사실 이번 열병식보다 열병식 이후에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가 더 관심이 가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은 내일이죠.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이 열립니다.
이건 연례행사인데 이를 계기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할 거다, 이런 관측, 그런 보도들이 나온 상태입니다.
만약에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한과 러시아 간에 무기 거래나 군사 협력 논의가 이루어질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은 열병식이 끝난 이후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확실한 건 아니고요. 이와 관련해서 러보시아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의 11일, 그러니까 내일모레죠. 11일 방문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입니다.
[앵커]
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갈 가능성도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이것도 확실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일본 방송 보도를 말씀드리면 NHK는 러시아 관계자를 인용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를 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앞서서 미국 뉴욕타임스도 김 위원장이 이달 중 러시아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특별 열차를 타고 일단은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뒤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보도도 있었습니다.
회담 장소로는 블라디보스토크 앞바다 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을 포함해서 검토하고 있다, 이건 NHK 보도인데요.
제가 생각할 때 주목해야 될 부분들이 있습니다.
러시아 관계자를 인용해서 NHK가 보도를 한 건데 북한 측에서는 지금까지도 일정을 변경해왔다, 이런 언급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회담 일정, 그리고 장소가 계속해서 바뀔 가능성을 시사한 건데요.
이와 관련해서 우리 국가정보원도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때 기존에 알려진 경로와는 다른 경로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언론에 이렇게 선제적으로 김 위원장의 동선이 공개가 돼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경호 차원에서 아무래도 다른 경로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건데 이와 관련해서는 국회 정보위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발언을 보고 오겠습니다.
[유상범 / 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 (지난 7일) : (김 위원장이) 기존에 언론에 공개된 경로와 다른 경로로 깜짝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앞서 보신 것처럼 이에 따라서 비행기나 배, 다양한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데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입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열차로 가게 된다면 기존에 알려진 경로가 아니라 경로를 바꿀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니까 회담 장소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니라 그러니까 다른 지역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까지도 주목해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러시아 극동 최대 도시 하바롭스키나 아니면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 등이 거론되는 그런 상황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리고 중국 얘기도 빠뜨릴 수 없을 것 같은데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대표단 얘기도 있었는데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권 수립 75주년이죠. 9.9절을 맞아서 북한을 방문한 중국 대표단을 맞아서 접견을 해서 양국 간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을 만나서 따뜻하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나눴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동지들이 참가해서 자신들의 국경절 행사가 빛나게 됐다면서 시진핑 동지와 중국 당과 정부가 북중 관계의 특수성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깊이 느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서 중국 인민이 중국 공산당의 영도 밑에 중화의 부흥이라는 원대한 꿈을 반드시 실현하리라고 확신했다고도 통신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과 중국 대표단의 담화는 시종일관 동지적인 우의가 차 넘치는 가운데 진행됐다는 보도도 있었고 친선 협조 관계를 발전시키고 여러 분야의 협조와 협력사업을 활성화해 나가자는 데 견해 일치를 봤다, 이런 보도가 있었습니다.
[앵커]
5년 전에 북한 정권 수립 70년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조금 대표단의 격이 낮아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기자]
이건 여러 가지 측면을 생각해 봐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요. 앞서 5년 전 행사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중국 권력 서열 당시 3위였던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이 방북한 바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방북한 류궈중 부총리가 과학기술 관료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만큼 북중 간의 경제협력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건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요. 북중 교역 핵심인 지린성장도 역임한 인물이 바로 류궈중입니다.
이에 따라서 북한과 중국이 권력 서열이라는 명분보다는 실리, 경제 협력이라는 실리를 택했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열병식 얘기로 잠깐 돌아가서 김덕훈 내각총리의 경질 가능성도 제기가 됐었는데 보면 건재한 것 같더라고요.
[기자]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가장 의아한 대목이 이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은 경질설은 지난달부터 나온 내용이었는데요.
김덕훈 총리가 어제 평양에서 진행된 북한 정부 수립 75주년 중앙보고대회에도 참석을 해서 직접 보고하는 모습도 영상에 나왔고 이번에 이어서 열병식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앞서는 지난 6일이죠. 전술핵공격잠수함 진수식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그 이전에는 지난달 30일이죠. 황해남도 은율광산, 서해리 분광산 준공식에도 참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앞서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평안남도 안석 간석지 침수 피해 지역을 찾아서 재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런 책임을 바로 다름 아닌 김덕훈 내각에게 돌리면서 일종의 경질을 예고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경질이 되기는커녕 이런 공식 행사에 나오는 부분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이 부분이 주목되는데요. 일각에서는 김 총리의 인사 문제가 오는 26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 최두희 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이슈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최두희 (dh02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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