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9·9절 맞아 김정은에 축전…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 "상호 연계 확대 확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해 2월 4일 베이징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정권수립일(9·9절) 75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에게 축전을 보냈다.

9일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나는 앞으로도 우리들이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방면에서의 쌍무적 연계를 계획적으로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과 러시아의 오랜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75년 전 소련은 조선땅 위에 세워진 새 독립 국가를 제일 먼저 인정했다"며 "그때부터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친선과 선린, 호상 존중의 원칙에 기초해 변함없이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백 년 이래 있어본 적이 없는 대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있는 속"이라며 "국제 및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전통적인 중조(중북) 친선협조관계를 훌륭히 발전시키는 것은 시종일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정세 하에서 중국 측은 조선(북한) 측과 함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실무협조를 심화시키며 중조관계를 시대와 더불어 전진시켜 보다 큰 발전을 이룩하도록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에게 보다 훌륭한 복리를 마련해 주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번영에 보다 큰 기여를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시 주석의 축전 내용을 공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75년 동안 조선노동당의 강력한 영도와 조선 인민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조선 사회주의 건설 사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뒀다"며 "최근 김 총비서는 당과 인민을 이끌고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개선에서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와 조선노동당의 영도 아래 형제인 조선 인민이 반드시 조선 사회주의 사업을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이 전날 9·9절을 맞아 류궈중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평양에 보낸 것과 달리, 러시아는 군 협주단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조만간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러 양측은 아직 이와 관련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