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물량 완판, 쉽지않네 CJ CGV 아쉬운 흥행성적

김사무엘 기자 2023. 9. 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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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주 청약율 89.4%..11,12일 일반청약 진행
(서울=뉴스1) = CGV 영화관 티켓박스. (SKT 제공) 2022.1.21/뉴스1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실시한 CJ CGV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흥행에 실패했다. 우리사주조합뿐 아니라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자금조달 이후에도 펀더멘털 개선과 업황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CJ CGV는 지난 6~7일 진행한 구주주 대상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 결과 총 7470만주 모집에 6678만2357주의 청약이 들어오며 청약률은 89.4%를 기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10% 우선배정을 받은 우리사주조합은 배정 물량 747만주 가운데 694만2970주 청약으로 청약률은 92.9%를 달성했다. 우리사주 미달을 포함한 나머지 물량 6775만7030주 중에서는 초과 청약을 포함해 총 5983만9387주 청약이 들어왔고 최종적으로 791만7643주가 미달했다. 청약 미달로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서는 오는 11~12일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CJ CGV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됐다. CJ CGV는 지난 6월20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5700억원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 4500억원 등 총 1조200억원에 달하는 자본확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는 4153억원으로 줄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인 2253억원이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제3자배정 방식으로 CJ가 출자한 자금은 타법인 증권 취득에 사용된다.

올해 2분기말 기준 CJ CGV의 총 부채는 3조813억원, 부채비율은 1052%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관람객 감소와 해외사업 부진 등으로 장기간 실적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이번 증자로 자본을 늘리고 일부 부채를 상환하면 CJ CGV의 부채비율 300%대까지 개선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조치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무엇보다 막대한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희석 효과와 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이번에 CJ CGV가 발행하는 신주는 주주배정과 제3자배정 물량을 합해 총 1억1785만여주로 기존 발행주식수의 2.5배에 달한다.

이익은 그대로인데 주식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주당이익은 하락하고 주가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6월20일 유상증자를 공시한 이후 현재까지 주가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CJ CGV 종가는 6980원으로 수정주가 기준 유상증자 공시 전 대비 31.1% 하락했다.

주주배정 신주 발행가는 주당 556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약 18% 할인 가격이다. 신주를 싸게 취득할 수 있는 기회임에도 향후 주가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청약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산업의 업황도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영화 관객수는 142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3%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해제됐지만 관객수는 오히려 줄었다.

1~7월 누적 관객수는 7267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7~2019년 같은 기간의 평균 관객수(1억2200만명) 대비 59.6% 수준에 머물렀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보급기 확산한 가운데 영화 관람 비용 증가로 소비자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도 이전보다 뜸해졌다.

주주배정 후 남은 실권주 물량은 약 440억원 규모로 많지 않아 일반주주 청약에서 무난히 소화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금조달 이후 관건은 지속적으로 회복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CJ CGV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6억8000만원으로 2019년 이후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극장이 정상 운영에 돌입하며 2024년 이익은 2019년의 120%까지 회복될 것"이라며 "9000억원의 자본확충으로 극장 운영 첨단화와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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