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상에서 도로명까지...‘홍범도장군로’ 두고 대전시장 유성구청장 갈등

김명진 기자 2023. 9. 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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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전 유성구 현충원역 앞에 홍범도장군로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에서 홍 장군의 이름을 딴 ‘명예 도로명’을 두고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이 2021년 명예 도로로 지정된 유성구의 ‘홍범도장군로’의 명칭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명예도로명 지정은 구청장 권한이라며 폐지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7일 열린 시정 브리핑에서 “이념의 잣대로만 볼 게 아니라 홍 장군 삶의 궤적이 대한민국 국가관과 가치에 과연 맞는지 명확히 재조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적을 이롭게 한 자와 적을 이롭게 하는 자를 도운 자 등 모두 반역 행위자에 해당하는 만큼 과연 대한민국을 이롭게 했느냐 아니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공보다 과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면 홍범도 장군로는 없어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자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명예도로명 부여와 폐지 권한은 구청장인 저에게 있다”며 “‘홍범도장군로’를 폐지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그러면서 “유성구는 홍범도장군로 도로명 부여는 물론 장군님의 뜻을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고 후세에 전하고 기념하는 일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성구는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가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같은 해 9월 대전도시철도 1호선 현충원역에서 홍 장군의 유해가 모셔진 대전현충원까지 약 2.02km 구간에 ‘홍범도장군로’라는 이름의 명예 도로를 지정했다. 도로 초입에는 홍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안내판도 세웠다. 명예 도로명은 5년간 사용되며, 사용기간 만료일 1개월 전에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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